'모자무싸'가 3회 연속 2%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사진제공=JTBC
'모자무싸'가 3회 연속 2%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사진제공=JTBC
구교환이 “나는 괴물이 아니다!”라고 포효했다. 신혜선 주연의 tvN 새 드라마 '은밀한 감사'의 주말극 참전 속 시청률은 2.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시청률인 2.2%에서 소폭 하락한 수치다.

지난 25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 3회에서 황동만(구교환)은 타인의 비극과 세상의 파멸에 반응하는 자신을 ‘파괴적인 인간’이라 정의했다. 교통사고를 보면 ‘설렘’을, 테러 뉴스엔 ‘흥미진진’을, 세계 정상들 전원 구출엔 ‘실망’을 띄우는 감정 워치로 인해 스스로를 괴물이라 확신하게 됐다고 변은아(고윤정)에게 고백하면서도, “더 이상 착한 척 같은 건 하지 말자”고 깔끔히 정리했다며 히죽였다.

이런 괴물 같은 이상한 소리에 변은아는 하이파이브로 응해주고,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그러더니 황동만이 “천 개의 문이 활짝 다 열려 있는 사람 같다”며 그가 쓴 시나리오의 주인공보다 훨씬 더 동물적이고 멋지다는 솔직한 ‘리뷰’를 말해줬다. 숨기려 했던 황동만의 파괴적 본성이 사실은 솔직하고 생동감 넘치는 ‘인간미’였음을 알아본 것. 칭찬이 낯선 황동만의 눈이 렉에 걸린 듯 끔뻑였지만, 감정 워치는 또 한 번 초록불로 점멸했다.

박경세(오정세)는 다섯 번째 영화 ‘팔 없는 둘째 누나’가 폭망, 나락 속에 허덕였다. 주연 배우 장미란(한선화)은 “감독님은 데뷔작이 제일 나았던 것 같다”며 쐐기를 박더니, 무대인사 대기실에선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는 등 왕따 신세가 됐다. 절망에 빠진 박경세는 지리산을 오르며 영화 악평 하나하나를 중얼중얼 외면서 꼭꼭 씹어 삼켰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 비수 같은 평들이 꼬리표처럼 평생을 따라다닐 것 같았다.
'모자무싸'가 3회 연속 2%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사진제공=JTBC
'모자무싸'가 3회 연속 2%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사진제공=JTBC
그렇게 8시간이나 삼켜내고 정상에 올라 어느 정도 덤덤해졌는데, 박경세가 끝내 알게 된 건 자신이 씹어 삼킨 댓글 삼분의 일이 바로 황동만이 쓴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8인회 탈퇴를 선언한 박경세가 단톡방에 다시 들어와 있는 줄 모르고 황동만이 신나게 깐 메시지 폭탄이 동일한 내용이었다. “감독이 되고 안 되고의 기준은 제작자 와이프가 있고 없고의 차이. 와이프가 남편 취미 생활에 큰 돈 쓴다”는 황동만의 독설은 박경세를 처참히 무너뜨렸다.

그러나 이번엔 호락호락 당하지만은 않았다. 박경세는 한껏 신이 난 황동만에게 생고생해서 영화 한 편 만들어보지도 않고, 그렇게 만든 영화를 평가하는 사람들의 조리돌림을 경험해보지 않은 그가 “그냥 아무것도 아니다. 낫띵(Nothing)”이라고 정곡을 찔렀다. 자신의 무가치함을 직격 당한 황동만은 깊은 자괴감에 빠졌다. “인간 답게 친절하라”는 선배감독 박영수(전배수)의 타이름에,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엄청 온순한 리트머스지 같은 사람이라 호소도 해봤지만, 누구도 변은아처럼 그를 알아 봐주지 않았다.

그 사이, 변은아가 처음으로 코피를 쏟게 한 사람이 다름 아닌 ‘엄마’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가장 가까운 존재로부터 ‘엑스표’가 쳐졌고, 엄마라는 단어조차 입밖으로 꺼내지 못해 ‘이응’과 ‘미음’으로 말할 정도로 깊이조차 가늠이 안 되는 상처였다. 그런 변은아에게 엑스표를 친 또 한 인간, 전남친 마재영(김종훈)이 찾아왔다.

변은아도 함께 손을 댄 시나리오가 당선됐지만, 본인 크레딧만 올리려 미리 입막음하기 위해서였다. 그 치졸한 속내를 정확히 파악한 변은아는 더 이상 당하지 않겠다고 맞섰지만, 가슴에 염산을 뿌린듯한 쓰라린 고통에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코피를 쏟아냈다. 그때, 감정은 의지로 못 바꾼다며, 우울할 땐 길바닥에 떨어진 오백 원이라도 주워야 한다는 황동만의 말이 스쳤다.

자신이 ‘괴물’인지 혹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Nothing)’인지 그 사이에서 방황하던 황동만에게, 3회 엔딩은 자신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는 결정적 터닝포인트가 됐다. 변은아를 향해 무섭게 달려오는 차를 발견한 순간, 황동만은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그의 감정 워치에 뜬 단어는 순수한 ‘걱정’과 ‘놀람’이었다. 황동만은 “나는 파괴적인 인간이 아니다! 나는 괴물이 아니다!”라고 목놓아 포효하며, 스스로를 묶었던 혐오의 사슬을 끊어냈다. 그런 황동만에게 오백 원 뭉치를 높이 치켜들며 “집이 어디에요? 오백 원 뿌려 줄게요!”라며 응원한 변은아. 서로의 가치를 발견하며 서로에게 파워가 돼 줄 두 사람의 향후 서사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