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아리랑 / 사진 제공=빅히트 뮤직(하이브)
방탄소년단 아리랑 / 사진 제공=빅히트 뮤직(하이브)
방탄소년단(BTS)이 23개국을 아우르는 ‘아리랑(ARIRANG)’ 월드투어의 북미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26년부터 2027년까지 10개월간 이어지는 이번 대장정은 K팝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어 중 하나로 꼽히지만, 동시에 장기 투어가 아티스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공연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업계의 난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85회 공연, 500만 관객

이번 ‘아리랑’ 월드투어는 총 85회 이상의 공연을 통해 전 세계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멤버 전원의 군 복무 이행 후 첫 완전체 투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미 고양 종합운동장과 도쿄돔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방탄소년단은 오는 4월 25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북미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제공: JYP엔터테인먼트)
(사진제공: JYP엔터테인먼트)
팬들은 완전체 복귀와 새롭게 도입된 360도 무대 모델에 열광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장기 투어에 따른 멤버들의 체력 고갈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4개월간의 북미 투어를 마친 트와이스(TWICE)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투어 막바지에 멤버들이 보인 눈에 띄는 피로감과 불과 2주 뒤 유럽 투어를 시작해야 하는 촉박한 일정은 회복 시간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시사했다.
고강도·무휴식의 딜레마

K팝 공연은 서구권 팝 스타들의 투어에 비해 신체적 요구치가 훨씬 높다. 1~2팀의 오프닝 게스트가 공연 시간을 분담하는 서구권과 달리, K팝 아티스트는 오롯이 2시간 반에서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책임진다. 격한 안무를 소화하며 라이브 가창과 팬 서비스를 병행하는 구조다.
여기에 글로벌 인지도 확장을 위한 현지 라디오, TV 출연 등 촘촘한 프로모션 일정이 더해진다. 심지어 투어 기간 중 새 앨범을 발표하고 국내 음악 방송 활동을 위해 일시 귀국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러한 무리한 일정은 부상, 번아웃, 정신적 피로로 이어져 결국 공연의 질적 하락과 아티스트의 활동 중단이라는 부작용을 낳는다.
투어는 티켓 판매와 굿즈 수익을 통해 기획사의 핵심 매출원이 된다. 따라서 건강 문제로 인한 공연 취소나 일정 차질은 막대한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최근 팬들은 아티스트의 건강 이상에 대해 무작정 수용하기보다는, 지속 불가능한 일정을 짠 소속사를 향해 날카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티스트의 건강 관리가 단순한 복지가 아닌, 핵심 경영 전략의 일부가 된 것이다.
사진=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사진=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고강도 안무 뺸 롱런 전략

이번 방탄소년단의 ‘아리랑’ 투어는 이전 ‘Love Yourself(러브 유어셀프)’, ‘Speak Yourself(스피크 유어셀프)’ 투어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변화가 포착된다. 고양 공연에서 공개된 무대 구성에 따르면, 고강도의 퍼포먼스 비중을 조절하고 멤버별 솔로 무대를 제외하는 대신 팀 전체의 조화에 집중했다.
과거 투어 다큐멘터리에서 부상과 극심한 탈진을 겪으면서도 무대에 올랐던 멤버들의 고충이 공개된 바 있다. 이번 변화는 퍼포먼스의 질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커리어의 새로운 장을 맞이한 멤버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게 투어를 완주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지속 가능한 모델’로 해석된다.
장기 투어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핵심은 ‘치밀하고 지속 가능한 기획’에 있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며, 팬들이 건강한 아티스트를 계속해서 보기 위해서는 건강을 ‘사후 약방문’ 식의 대처가 아닌 기획 단계부터 최우선 순위로 두어야 한다.
한나 텐아시아 기자 hannahglez@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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