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정세윤 텐아시아 기자가 흥미로운 방송계 이슈를 한끗 다르게, 물 흐르듯 술술 읽히도록 풀어냅니다.
가수 겸 배우 박지훈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극 중 단종 이홍위로 분해 슬픔과 고독, 두려움을 훌륭하게 표현해 낸 박지훈은 데뷔 21년 차에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하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와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 이홍위가 함께 생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지훈은 숙부(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조선 6대 왕 단종을 연기했다.
사진제공=쇼박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은 앞서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지훈을 캐스팅하기까지의 일화를 털어놨다. 장 감독은 "시나리오를 보내고 네 번을 만날 때까지 (박지훈이) 확답을 주지 않아 애를 태웠다"며 "끝내 거절했다면 다른 배우를 찾았겠지만, 과연 박지훈 정도의 이홍위가 나올 수 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장 감독의 안목은 적중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개봉 18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개봉작 가운데 500만 관객을 넘어선 첫 영화라는 점에서 작품의 중심축인 박지훈의 활약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박지훈은 극 중 단종의 슬픔과 고독, 두려움을 절제된 눈빛과 호흡으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유해진, 유지태(한명회 역) 등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줬고, 극의 후반부 죽음을 앞둔 장면에서는 억눌러왔던 감정을 폭발시키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사진='프로듀스 101' 시즌2 캡처
박지훈은 2017년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내 마음속에 저장"이라는 멘트로 화제를 모으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최종 2위를 차지하며 그룹 워너원의 멤버로 활동했고, 이후 웨이브 '약한영웅', KBS '환상연가', ENA '당신의 맛'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인식이 있지만, 그의 연기 이력은 아이돌 활동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지훈은 2006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MBC 드라마 '주몽'으로 데뷔한 아역 배우 출신이다. 당시 8살이었던 그는 극 중 소금장수의 아들 역을 맡으며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다.
사진='주몽' 캡처
'왕과 사는 남자'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박지훈의 과거 이력에도 관심이 쏠렸다. 영화 공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역 배우 출신인 줄 몰랐다", "아이돌 하다가 배우로 전향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연기 잘한다 했더니 이유가 있었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연기를 향한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일부 관객들은 "박지훈의 눈빛이 하루가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박지훈이 아닌 단종은 상상할 수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지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아이돌 출신 배우가 아닌 '배우 박지훈'이라는 인식을 대중에게 더욱 선명하게 새겼다"고 평가했다. '왕과 사는 남자'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박지훈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