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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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첫 주연작인 '이혼보험'은 고질병처럼 오랜 시간 안고 있던 걱정과 근심이 유독 많았던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온전히 즐기면서 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무척 컸던 것 같아요."


이주빈은 tvN '스프링 피버' 종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을 비롯해 그간 살아온 여러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이혼보험'을 찍는 동시에 '스프링 피버' 출연도 결정돼 있었다. '이혼보험' 때 고민을 너무 많이 했으니까, '스프링 피버'에서는 부담을 조금 내려놓고 즐기면서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2년 연속 tvN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소감을 고백했다.

'스프링 피버'는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찬 바람이 쌩쌩 부는 교사 윤봄(이주빈 분)과 불타는 심장을 가진 남자 선재규(안보현 분)의 핑크빛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10일 자체 최고 시청률 5.7%(닐슨코리아, 유료방송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이주빈은 극 중 과거의 상처 안에 갇혀 있지만 사랑의 힘으로 이를 극복해 나가는 윤봄의 서사를 깊이 있게 그려내며 호평을 얻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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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SBS 드라마 '귓속말'로 연예계에 데뷔한 이주빈은 DSP미디어 걸그룹 연습생 출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비교적 늦은 편에 배우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후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며 존재감을 넓혀왔다. 2024년 방송된 tvN '눈물의 여왕'에서 서브 주연으로 활약하며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이후 tvN '이혼보험', KBS2 '트웰브'를 통해 주연급으로 자리 잡았다.

'이혼보험'은 이주빈이 데뷔 8년 만에 처음으로 메인 주연을 맡은 만큼 관심이 뜨거웠지만, 안타깝게도 0%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트웰브' 또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방송된 '스프링 피버'에서는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이주빈만의 개성을 더해 주연으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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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빈은 첫 주연으로 활약한 '이혼보험'과 이번 '스프링 피버'를 비교해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이혼보험'은 이동욱 선배님을 비롯해 여러 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었다. 그런데 '스프링 피버'는 핑계를 대거나 도망갈 곳이 없는 느낌이었어다. 두 사람의 로맨스가 주축이었기 때문에 내 분량이 정말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상하게 대본을 봤을 때 '이혼보험' 때 느꼈던 불안이 느껴지지 않았다. 잘 해내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지만, 로맨틱 코미디 장르고 윤봄이라는 캐릭터가 어렵긴 해도 노력하면 어느 정도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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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의 트라우마를 어떻게 시청자분들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드라마 톤이 워낙 밝고 유쾌하다 보니까, 봄이의 아픔을 어떻게 잘 섞어낼 수 있을지도 고민했고요. 현장에서도 감독님이랑 그 부분에 관해 많이 상의했습니다."

이주빈은 봄 캐럭터를 어떻게 연구했냐는 물음에 "손을 어디까지 떨어야 할지, 어디까지 무너져야 할지 같은 디테일한 고민이 많았다. 대본에는 손 떠는 장면도 있었고 초반에는 실제로 나오기도 했는데, 이어가면 과해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 조절했다. 그런 완급 조절이 내게 숙제였다"고 밝혔다. 그는 "가끔 내가 너무 어둡게 표현했을 때도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이왕 무거울 거면 제대로 무겁게 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사연이 있으면 정말 처절하게 표현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예전엔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 성실함, 성과 이런 게 제게 전부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지?', '나는 나를 사랑하나?', '뭘 했을 때 기분이 좋지?', '뭘 했을 때 안정감을 느끼지?'를 되돌아보고 있어요. 그동안 잘 모르고 살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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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빈은 "차기작 검토 중이라 몇 달 정도 휴식 시간이 있으니까 그동안 나를 좀 찾아볼까, 나와의 관계를 좋게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돌이켜보면 '너무 잘해야 한다',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을 스스로 많이 줬던 것 같다. 그런데 세상에 완벽한 게 어디 있나 싶다"고 미소 지었다.

"데뷔하고 2018년부터는 뭔가를 증명하려고 열심히 일했어요. 즐기면서 하지 못하고 '잘해야 한다', '폐 끼치면 안 된다', '이 작품에 누가 되면 안 된다' 이런 두려움이 컸었죠. 그런데 지금은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아요. 이젠 즐기면서 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고, 여유도 생긴 것 같아요. 현장에서의 재미도 조금씩 찾아가고 있고요. 아직 완전히 다 내려놓은 건 아니지만, 서서히 녹아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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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빈은 "데뷔 초엔 연기를 잘 몰랐고, 경험도 없었는데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컸다. 작품을 계속하면서 경험이 쌓이니까, 선배님들이 왜 '잘하려고 하지 마'라고 하셨는지 조금은 알겠다. 예전엔 '그게 무슨 말이지?' 싶었는데, 이제는 '잘하려고' 하기보다 '그냥 나대로 하면 되는 거구나'라는 걸 깨닫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님들이 '대충 해' 이런 말씀을 하셨던 게 진짜 대충 하라는 뜻이 아니라, 너무 짓누르지 말라는 뜻이었다는 걸 이제는 알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웃어 보였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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