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창완/사진제공=뮤직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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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흘려보내면서 시간에 대한 관념도 시각도 생겼어요. 어린아이였던 과거의 시간이나 제가 미래에 임종을 앞두고 있을 그 시간이나 똑같은 시간이더라고요. 50년 가까이 지났다지만, 그때보다 시간관은 어려진 느낌입니다. '청춘'이 '언젠간 가겠지'라니 어처구니가 없죠 (웃음)"

밴드 김창완밴드가 10년만에 돌아온 가운데, 김창완이 지난 음악 인생 50년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김창완밴드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에서 싱글 'Seventy'(세븐티) 발매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김창완은 클래식 기타를 들고서 무대 위에 홀로 올랐다. 그는 "노래를 몇 자 불러드리는 게 좋겠다 싶어서 기타를 준비해왔다"면서 "이번에 발표한 노래 제목을 두고도 '칠십'이라 할까 '일흔살'로 할까 하다가 너무 노인의 얘기인가 싶어서 'Seventy'로 정했다"고 했다.

김창완은 노래 제목을 'Seventy'로 지은 이유에 대해 "노인의 회한으로 받아들여질까 걱정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청춘의 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가를 강조하고 싶었다. 각자의 시간이 소중하단 걸 깨닫게 할 수 있는 곡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창완은 "그러다 세월에 대한 노래라 '청춘'이 떠올랐다"면서 산울림의 대표곡 '청춘'을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를 마치곤 "2022년 2월 22일 악보를 구해서 저장해놨더라. 그날부터 오늘 아침까지 수도 없이 연주해온 월광을 연주해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곡을 둘러싼 사랑의 아픔의 이야기가 회자되는데, 전 그것보다 음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생각한다. 이 곡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녹슬지 않고 예술혼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된다"면서 베토벤의 대표작 '월광'을 클래식 기타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곧 산울림의 '백일홍'을 부르곤 다시 에릭 사티의 대표곡 '짐노페디'를 연주했다. 이어 최근작인 '시간', '노인의 벤치', '하루', 'Seventy' 무대까지 펼쳐졌다.
가수 김창완/사진제공=뮤직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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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무대는 다른 악기 없이 오직 클래식 기타와 김창완의 담백한 목소리만으로 이뤄져 감성을 자극했다. 특히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노래인 '시간' 라이브에서는 그의 연륜이 느껴지는 편안한 목소리가 부각됐다.

내년 데뷔 50주년을 맞이하는 김창완은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상당히 비극적인 역사를 내포하고 있는 일이지 않나"라면서 드럼을 담당하던 막내 멤버 김창익이 2008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일을 언급했다. 그는 "막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산울림은 이제 없다고 선언했으니 산울림 50주년에 대해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다. 대신, 산울림의 음악 정신을 잘 가진 김창완밴드가 그 기억을 잘 이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창완은 이어 "이럴 때면 유목민 얘기를 한다. 같은 자리에 두 번 머물지 않는다 하지 않나. 어제의 나에게 안주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산울림이 저의 모토지만, 거기에 머물러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한 "시간을 흘려보내면서 시간에 대한 관념도 시각도 생겼다"면서 "어린아이였던 과거의 시간이나 제가 미래에 임종을 앞두고 있을 그 시간이나 똑같은 시간이더라. 50년 가까이 지났다지만, 그때보다 시간관은 어려진 느낌이다"라고 덧붙였다.
가수 김창완/사진제공=뮤직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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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창완은 이날 산울림의 대표곡 '청춘'에 대해 "풋내나고 귀엽다"고 표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청춘'을 쓸 때만 해도 어디서 주워들은 시간을 적은 거다. 지금 생각하면 참 귀엽다. 그 당시에 '언젠간 가겠지'란다"라면서 미소 지었다. 김창완은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다. 그때 했던 '가는 청춘이 아쉬워지겠지'란 발상은 참 풋내나지만 귀엽다. 지금은 그런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창완은 "제가 최근에 참 예쁜 말을 들었다"면서 "막내딸하고 언니가 9살 터울이랍니다. 그런데 막내딸이 어느 날 엄마한테 '언니가 참 부럽다' 그러더란다. 뭐가 부럽냐 물었더니 '이렇게 좋은 엄마를 9년이나 일찍 만났으니 얼마나 부럽냐'고 했단다"며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렇게 예쁜 말은 들어본 적 없다. 나한테 형이 있었다면 형을 부러워할까 싶었다. '세븐티'가 청춘에 비하면 한참 동생인데, 세븐티가 청춘을 부러워할까' 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그러다 '청춘'이란 노래가 굉장히 고맙게 느껴지더라. 45년 전에 나한테 와줘서 참 고맙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김창완은 "그러다 '청춘'이 나온 하루도, 'Seventy'가 나온 하루도 소중하지' 하면서 그 하루가 다 같은 하루다 싶었다. 지금도 곡이 탄생하는 순간만큼이나 영광스럽고 소중한 시간"이라고 이날 무대 소감을 밝혔다.
가수 김창완/사진제공=뮤직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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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은 수록곡 '사랑해'에 대해 "지드래곤하고 같은 무대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요즘엔 밴드를 하는 후배들도 그렇고 무슨 떼창이 그리 많나. 그러다 보니 '떼창 곡' 하나 만들고 싶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뭐가 있을까 하다가 다 같이 '사랑해' 하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어서 우겨 만든 노래다. 들어보면 가사도 별거 없다"면서도 "그런데 잘 모르겠다. 할아버지가 무대에 올라서 노래하는데 떼창을 할 수 있으려나"라고 해 웃음을 더했다.

'Seventy'는 김창완밴드가 2016년 '시간' 이후 10년 만에 새로 발매하는 싱글이다. 이 앨범엔 타이틀 곡 'Seventy'와 '사랑해' 두 곡이 담겨있다. 'Seventy'는 일흔을 넘긴 김창완의 통찰과 회한을 담은 곡으로, 다크한 록 감성의 일렉기타 반주에 잔잔한 목소리가 귀를 사로잡는다. '사랑해'는 오래전 산울림 친근한 정서가 담겨있는 곡이다. 아이들과 함께 순수하고 유쾌한 정서를 표현했다.

한편, 김창완밴드의 싱글 'Seventy'(세븐티)는 27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발매된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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