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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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 대가 후덕죽 셰프가 생전 건강이 악화된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을 위해 해외를 누비며 약선 요리를 배워온 일화를 공개했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후덕죽 셰프가 출연해 호텔 주방장 시절 겪었던 비화를 전했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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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후덕죽은 이 회장의 투병 당시를 언급했다. 그는 "회장님의 폐 건강이 좋지 않아 식사를 제대로 못 하셨고, 식사를 못 하니 약도 드실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비서실로부터 빨리 방도를 찾아달라는 급한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해결책으로 약재를 음식에 넣어 조리하는 '약선 요리'를 떠올렸다. 후덕죽은 "처음에는 중국의 전문점을 찾아갔으나 이미 문을 닫고 일본으로 이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수소문 끝에 일본까지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조리법을 배우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음식의 형태를 기록하기 위해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가 지배인에게 제지당해 쫓겨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결국 후덕죽은 주방장이 퇴근하는 밤 10시까지 식당 밖에서 기다린 끝에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사정을 설명하니 같은 요리사로서 공감해 주었다"며 "영업이 끝난 뒤 뒷문으로 들어가 원하던 요리법을 전수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그가 배워온 음식은 천패모 가루를 넣은 배찜 요리인 '천패모설리'였다. 후덕죽은 "직접 만들어 올렸더니 회장님께서 조금이나마 드셨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또 이날 그는 과거 호텔신라 중식당 '팔선'의 폐업 위기 당시를 회상했다.그는 "개업 2년이 지나도록 당시 업계 1위였던 플라자 호텔의 '도원'을 넘어서지 못하자, 이 회장이 '1등이 아니면 안 하는 게 낫다'며 폐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반전의 계기는 주방 인력의 변화였다. 당시 부주방장이었던 후덕죽이 기존 주방장의 퇴사로 총괄을 맡게 되면서 음식 맛에 변화가 생겼다. 그는 "호텔 고문 직을 맡고 있던 이 회장의 장녀가 내 요리를 맛본 뒤 '맛이 달라졌다'며 부친에게 방문을 적극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폐업을 지시한 곳에 갈 필요 없다"며 거절하던 이 회장도 딸의 거듭된 설득 끝에 식당을 찾았다. 후덕죽은 "음식을 맛본 이 회장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했고, 덕분에 식당은 문을 닫지 않고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후덕죽은 이 회장의 남다른 미식 식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초밥의 밥알 개수를 묻는다'는 일화처럼 이 회장은 음식에 대한 지식이 상당했다"며 "그분께 인정받은 순간이 요리사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회고했다. 위기를 넘긴 팔선은 이후 국내 최고의 중식당 자리에 올랐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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