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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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 유해진과 박지훈의 우정과 의리가 뜨거운 눈물을 쏟게 한다. 단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역사의 비극 속에서도 살아있었던 따뜻한 인간미를 느끼게 한다. 두 주인공은 서로를 향한 믿음을 표했다.

21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언론시사회가가 열렸다. 장항준 감독과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김민이 참석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계유정난 후 폐위 당해 영월로 유배온 단종과 유배지 마을 촌장의 이야기. 조선 6대 왕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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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준 감독은 "많이 복 받은 감독이다.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봤다. 편집하면서도 '캐스팅이 잘 됐다'고 느꼈다. 이 좋은 시절을 저와 함께해줬다는 게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영화적 허구에 실제 사실을 어떻게 얼마나 담아내려고 했을까. 장항준 감독은 "작품을 준비하기 전부터 역사 자문해주는 교수님이 많았다.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기록이 남아있는지 자문했다. 수많은 기록이 남아있는데, 어떻게 취해야 하고 어떻게 이어야 하는지 상상력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흥도에 관해서도 실록에 짧게 나와있다. 노산군(단종)이 돌아가셨을 때 슬퍼하며 곡하고 수습하고 숨어 살았다고 한다. 기록의 행간에서 상상력이 필요했다"고 부연했다.

캐스팅 비하인드에 대해 장항준은 "유해진 씨가 한다고 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고 말했다. 박지훈의 워너원 시절 인기를 모르는 듯 장항준 감독은 "박지훈 씨 같은 경우에는 '약한영웅'이라는 드라마를 봐라고 해서 봤는데, 이 배우가 단종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지훈 씨가 지금처럼 팬덤이 엄청나진 않았다. 오히려 배우로서 이미지가 뚜렷하게 없는 게 더 좋았다. 그러고 나서 글로벌 스타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사람이 저도 상상 안 됐다. 영화 촬영하며 우리가 거의 합숙하다시피 있었는데, 유해진과 박지훈 씨는 부자 같은 느낌이 있었다. 서로 배려했다. 두 분이 좋은 태도를 갖고 마음을 열고 임해주니 그게 영화에도 연기에도 반영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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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은 마을의 풍족한 생활을 꿈꾸는 촌장이자 보수주인(유배지 관리자이자 감시자) 엄흥도 역을 맡았다. 장항준 감독은 "유해진 씨가 대본보다 캐릭터에 훨씬 생명력을 불어넣어 줬다. 캐스팅을 수락해줬을 때도 '저를 믿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유해진은 엄흥도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을까. 유해진은 "무엇을 준비하고 어디에 중점을 둬야겠다는 생각은 안 했다. 시나리오에서 느꼈던 막연한 슬픔의 '점'이 점차 현장에서 스며들더라. 강가에서 단종이 물장난을 치는 모습을 보는 엄흥도의 시선, '어린 자식을 보는 심정'을 느꼈다. 스며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단종을 이해하려는 모습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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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이홍위를 연기했다. 그는 단종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상대 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추며 자연스럽게 몰입하려고 했다. 정통성이 뛰어난 왕인데도, 혼자 유배와서 앉아있는 모습 같은 걸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해진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박지훈은 "계획해서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다. 촬영하면서 선배님과 자연스럽게 쌓아온 것들이 영화에 묻어난 것 같다. 선배님을 존경하며 바라봤지만 무엇을 신경 쓰거나 표현하려고 하진 않았다. 중심점을 잡고 선배님한테 다가간 건 아니다"고 말했다.

두 배우는 이날 영화를 보며 감정에 몰입해 눈물을 훔쳤다고. 유해진도 "감정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박지훈 배우가 해줬다. 고맙다"라고 말했다. 박지훈도 먹먹한 듯 한 장면을 언급하며 "아버지 같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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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는 수양대군을 왕좌에 앉힌 한명회로 분했다. 장항준 감독은 한명회 캐릭터를 기존 작품들 속 이미지와 달리 카리스마 있고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그렸다.

유지태는 "'왕과 사는 남자'의 한명회가 이 영화에서 꼭 해야할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 악역이 척추 같은 느낌이어서 한명회를 잘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줬을 때 기존의 한명회와 다른 힘 있는 한명회를 그리고 싶다고 말하셨다. 새로운 변신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한 "잘못된 신념일지라고 나름의 정의를 갖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악역의 기능성뿐만 아니라 인물의 감정 층을 만들려고 매 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장항준 감독은 "그동안 한명회 캐릭터는 왜소하고 삐딱하고 걸음걸이도 이상했다. 제가 찾아보니 당대 기록도 그런 게 없더라. '기골이 장대하고 얼굴이 수려해서 모두가 우러러봤다. 무예가 출중했다'라는 거의 유일한 기록이 있더라. 우리가 아는 한명회의 모습은 간신으로 규정돼서 야사나 실록에 쓰인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는 새로운 한명회를 해보자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대 최고의 권력자이자 세조를 왕위에 앉힌 사람이 그리 가볍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무게감 있는 배우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유지태 아니면 마동석 씨 정도일 거다. 유지태 씨가 해줬다. 감사한 캐스팅이 됐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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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도는 이홍위를 보필하는 궁녀 매화 역으로 출연했다. 전미도는 "박지훈 배우와 호흡만 모든 분들이 박지훈 배우의 '눈빛'을 느꼈을 것이다. 식음을 전폐하고 앉아있는 홍위의 눈빛만 봐도 매화가 어떤 심정이었을지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홍위와 대화를 나누는 신이 별로 없는데도, 지훈 씨가 가진 아우라 때문에 매화가 가질 정서를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은 엄흥도의 아들 태산을 연기했다. 김민과 세 작품째라는 장항준 감독은 "데뷔 때부터 저와 함께했다. 많은 얼굴을 갖고 있다. 앞으로 성장하는 걸 보고 싶은 배우다. 김민 씨는 삼고초려하거나 그런 건 없었다. 김민 씨는 '웬 떡이냐' 했을 거다"며 폭소케 했다. 이어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같이 하고 싶은 배우"라고 칭찬했다. 김민은 "삼고초려하지 않았다. 감독님과 매번 좋은 기억이 있다.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폐 끼치지 않고 내 것을 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공약과 흥행 목표에 대해 장항준 감독은 "배우가 삭발한다거나 그런 공약을 거는 건 상관없다"고 말해 폭소케 했다. 이어 "저는 간절히 손익분기점을 향해 가고 싶고, 넘고 싶다.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게 우리 영화가 조금이나마 밀알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월 4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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