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에 놀라는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의 모습/사진=생성형 인공지능 Nano Banana Pro 생성 이미지
AI 음악에 놀라는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의 모습/사진=생성형 인공지능 Nano Banana Pro 생성 이미지
AI 음악, 유튜브 지배하더니 셀레나 고메즈마저…초비상 걸린 음악업계 [TEN스타필드]
《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인공지능(이하 AI) 음악이 유튜브에서 수천만 구독자를 모으더니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까지 홀렸다. 기계적으로 음악을 작업하던 인간은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 왔다는게 업계의 토로다. 결국 음악의 본질인 '자기 이야기를 멜로디에 담아 표현하는 일'이 유일하게 남은 인간만의 영역이란 평가가 나온다.

AI 아티스트 시에나 로즈(Sienna Rose)의 곡 3개가 최근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바이럴 50-미국' 차트에 진입했다. 셀레나 고메즈가 자신의 골든 글로브 시상식 관련 게시물 배경음악으로 그의 노래 'Where My Heart Unwinds'(웨어 마이 하트 언와인즈)를 사용했고 AI 음악 논란이 일자 음악을 삭제해 더 화제가 됐다. 해외 매체에 따르면, 이 노래는 스트리밍으로 하루에 약 3000만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사진=인공지능 아티스트 시에나 로즈 프로필
사진=인공지능 아티스트 시에나 로즈 프로필
사진=록밴드 '벨벳 선다운'(Velvet Sundown) 공식 SNS
사진=록밴드 '벨벳 선다운'(Velvet Sundown) 공식 SNS
전 세계적으로 AI 생성 음악은 인간 음악과 구분 없이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AI 음악이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단 점을 처음으로 보여준 사례는 밴드 더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이다. 이 밴드는 지난해 스포티파이에서 재생 수 100만 회를 기록했는데 뒤늦게 AI 아티스트임이 드러나 주목받았다.

또 AI 음악을 게재하는 유튜브 채널이 큰 인기다. 가장 유명한 채널인 'Masters Of Prophecy'(마스터즈 오브 프로퍼시)는 강렬한 전자 음악을 인공지능으로 제작해 35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끌어모았다.

국내 시장에선 해외처럼 대중성 있는 AI 아티스트가 없고 유튜브에서 AI 음악을 배경음악(BGM)으로 소비하는 식이다. 국내 AI 음악 유튜브 채널 'SISO Wave'(시소 웨이브)는 구독자 11만 3000여 명, 'bgmMP3'는 4만 6400여 명을 확보했다.
사진=음악 생성형 AI 'suno'
사진=음악 생성형 AI 'suno'
음악 생성형 AI 'Suno'(이하 수노)를 비롯해 다양한 알고리즘 기술들이 현업에 있는 '인간 편곡가'의 생계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한 20대 후반 편곡가는 "AI 때문에 생계 수단이던 음악을 그만두려고 한다. 신인 편곡가라면 다 같은 고민을 한다. 커피 몇 잔 값이면 수백 곡을 만드는데 그 몇 배를 누가 곡 하나를 위해 내겠나"고 토로했다.

이는 수노가 상업적 가치가 없는 저품질 음원을 생성하던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수노 V5(버전5)가 업데이트되면서 상업 음반을 제작하기 위한 데모 음원으로 충분한 수준으로 음악을 생성하기에 이르렀다. 고품질 음원이 필요 없는 신인 힙합·인디 아티스트 입장에선 인간 편곡가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이다.

"AI 음악은 멜로디가 무미건조하다"는 한계도 깨진 지 오래다. 인간이 간단히 만든 음악을 발전시키는 'Cover'(커버) 기능이 2024년 수노에 추가되면서 인간과 AI가 힘을 합쳐 음원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좋은 멜로디와 가사, 편곡 방향을 인간이 제공하면 편곡을 잘하는 수노가 결과물을 내놓는 방식이다.

또, 지난 14일 알고리즘형 악기 연주 프로그램 'Tonalic'(토날릭)이 등장하면서 악기 연주자들의 입지 또한 기술이 잠식하기 시작했다. 방대한 원본 연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 연주자의 미세한 뉘앙스까지 대체했다.
사진=생성형 인공지능 Nano Banana Pro 생성 이미지
사진=생성형 인공지능 Nano Banana Pro 생성 이미지
최근 해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선 'AI 음악이 이미 스트리밍 플랫폼의 대부분 노래보다 낫다'는 주제에 대해 500개가 넘는 댓글이 오가는 토론이 벌어졌다. 주제를 제시한 누리꾼은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에 있는 곡 중 86% 이상이 1000회 미만으로 스트리밍됐다"면서 "음원이 세상에 나왔다고 다 품질이 좋은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누리꾼은 "사람들은 음질이 좋지 않아도 흥미와 감동을 주는 음악, 친숙하면서도 신선한 음악을 찾는다. AI는 아직 '익숙한 음악'만 만들 수 있다. AI 음악의 품질이 좋다 하더라도, 진정 훌륭한 음악은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사진=생성형 인공지능 Nano Banana Pro 생성 이미지
사진=생성형 인공지능 Nano Banana Pro 생성 이미지
복수의 음악 업계 실무 종사자들은 "결국 중요한 건 누가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이런 기술들은 인간을 돕는 효율적인 도구"라면서 인간의 역할을 강조했다. AI로 생성된 음악 중 대중성 있는 음악은 기계만의 작업물이 아니란 의미다. 이들은 "인간이 주도권을 가지고 편집해야 양질의 음악이 나올 수 있다"고 평했다.

관계자들은 인간 작곡가의 영역을 인공지능이 침범하기란 적어도 향후 몇 년 안에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이 작곡과 작사를 맡는 한, 곡의 멜로디와 가사는 특색이 없을 수밖에 없다. '통계적으로 가장 그럴듯한' 답을 내놓는 게 생성형 AI의 작동 원리라는 이유에서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