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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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서 홀대 논란 터졌는데…지석진의 첫 대상, 공정성·재미 다 잡은 '핑계고' 시상식 [TEN스타필드]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이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지석진이 '핑계고' 시상식에서 데뷔 33년 만에 첫 대상을 거머쥐었다. 최근 방송가에서는 "지석진이 SBS 연예대상에서 홀대받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수년째 나왔는데 이를 한 번에 씻어내는 행보였다. 그는 공평함과 재미 모두 잡은 '핑계고' 시상식에서 당당히 대상 트로피를 들어 보는 사람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뜬뜬'에는 '제 3회 핑계고' 시상식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행사는 유재석이 진행을 맡았다. 이 밖에 배우 이상민, 황정민, 송승헌, 이동욱, 한지민, 김소현, 이광수, 최다니엘, 고경표, 이상이, 지예은, 가수 우즈, 화사, 오마이걸 미미, 하하, 장우영, 송은이, 주우재, 양세찬, 남창희, 홍현희, 허경환 등이 참석했다.
SBS서 홀대 논란 터졌는데…지석진의 첫 대상, 공정성·재미 다 잡은 '핑계고' 시상식 [TEN스타필드]
핑계고 수상 기준은 명확했다. 대상과 인기스타상, 작품상은 온라인 계원 투표를 100% 반영해 결정됐다. 최우수상과 우수상, 신인상은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해 선정됐다. 심사위원에는 '틈만 나면' 제작진, '스튜디오 모닥' 제작진, 유튜브 채널 '유병재' 제작진, '핑계고' 제작진 대표 2인이 참여했다. 각 부문의 심사 결과 및 심사평은 '뜬뜬' 게시물 탭에 공개됐다.

'핑계고' 시상식은 기존 지상파 연예 대상과는 진행 방식이 확연히 달랐다. 근황 토크로만 50분간을 채웠고, 참석자들 간의 농담과 야유, 장난들이 넘쳐났다. 시상식보다는 송년회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송승헌, 한지민, 김소현 등 연예 대상에서 보기 힘들었던 배우들의 모습도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SBS서 홀대 논란 터졌는데…지석진의 첫 대상, 공정성·재미 다 잡은 '핑계고' 시상식 [TEN스타필드]
화사의 축하무대도 큰 호응을 얻었다. 앞서 '46회 청룡영화상'에서 박정민과의 'Good Goodbye' 무대로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켰던 화사는 아련한 리액션으로 화제가 됐던 윤경호를 새 파트너로 선택해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공정성에서도 빛났다. 베테랑 여자 인기스타상 홍진경, 우수상 차태현, 최우수상 이효리 모두 '핑계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트로피를 받았다. 지상파 시상식들이 참석자들로만 나눠 갖기식 수상을 해 비난받았던 것과는 비교되는 행보다. 공동 수상도 없었다. 차태현은 영상을 통해 "스케줄 때문에 참석을 못 했는데도 트로피를 주는 걸 보면 굉장히 공정하게 상을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농담 섞인 소감을 전했다.
SBS서 홀대 논란 터졌는데…지석진의 첫 대상, 공정성·재미 다 잡은 '핑계고' 시상식 [TEN스타필드]
대상의 주인공은 지석진이었다. 조세호, 남창희, 양세찬을 제치고 대상의 영예를 안은 그는 온라인 계원 투표 총 9만7192표 가운데 6만2445표를 얻어 64.2%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지석진은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대상"이라며 "사실 '버티고 버티다 보면 이렇게 좋은 날이 오겠거니' 했는데, 진심이었다. 훌륭하신 분들 앞에서 받게 되어 더욱더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하하와 지예은은 눈물을 글썽였다. 유재석 역시 "나름의 시간을 묵묵히 견디다 보면, 많은 사람이 인정해준다는 걸 석진이 형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SBS서 홀대 논란 터졌는데…지석진의 첫 대상, 공정성·재미 다 잡은 '핑계고' 시상식 [TEN스타필드]
지석진의 대상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그간 SBS에서 홀대 논란을 겪은 바 있기 때문이다. 16년차 장수 예능 '런닝맨'의 최연장자인 지석진은 2021년과 2022년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2021년에는 지석진에게 잔뜩 대상 분위기를 몰아준 뒤 '명예 사원상'을 안겼고, 2022년에도 무관에 그쳤다. 2023, 2024년에는 대상 후보에서도 제외됐다. 이를 두고 "SBS가 지석진을 일부러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홀대 논란을 딛고 생애 첫 대상을 받은 지석진. 이를 본 시청자들은 "드디어 지석진 대상이라니 눈물 난다", "지석진 대상 받아서 너무 좋다", "이게 내 연말 시상식이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조회수 역시 공개 이틀 만에 590만회를 돌파했다. '핑계고'는 단순히 유튜브 채널 시상식이 아닌, 대중들이 어떠한 시상식을 원하는지 보여주는 그림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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