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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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 시절 얘기를 어른들에게 많이 물어봤어요. 다들 '힘들었지만 그때가 좋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했던 시간이 소중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배우 김민하가 tvN '태풍상사'에 대한 소회와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한 해를 온전히 작품에 쏟아부었다는 그는 시대적 표현을 위한 준비 과정에서부터 스토리 전개와 로맨스 서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다양한 반응까지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태풍상사'는 우리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았을 때의 얘기다. 직원도, 돈도, 팔 것도 없는 무역회사의 사장이 돼 버린 초보 상사맨 강태풍(이준호 분)의 성장기다. 김민하는 극 중 냉철한 현실 감각으로 무장한 태풍상사 에이스 경리 오미선으로 분했다.

김민하는 "이번 작품 덕에 올 한 해를 꽉꽉 채워서 예쁘게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미련 없이, 후회 없이 쏟아부었기 때문에 방송을 볼 때도 후회 없이 잘 그려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IMF 시절에 내가 4~5살에 불과해 기억이 거의 없다. 당시 상황을 엄마, 아빠, 삼촌들에게 많이 여쭤봤다. 외가 쪽에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삼촌도 계셨는데, 모두 정말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면서도 "다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한 소중한 경험이었다는 게 어른들의 결론이었다"고 했다.
/ 사진제공=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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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 작품을 두고 '고구마 엔딩'(고구마를 먹고 목이 막힌 것처럼 시원하지 않은 결말)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시원하게 문제가 해결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위기가 반복되는 등 전개가 지지부진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김민하는 "결국에는 해피엔딩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그는 태풍상사도 잘 이뤄놨고, 식구들도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며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된 만큼 시청자들이 웃으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JTBC '김부장 이야기' 등 최근 방송가에서 많은 드라마가 12부작으로 편성된 만큼 16부작인 '태풍상사'는 상대적으로 전개가 답답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민하는 "처음 16부작으로 '태풍상사'를 시작했을 때는 걱정도 됐다. 끝까지 잘할 수 있을까 막연한 고민이 있었는데, 팀원들끼리 잘 맞다 보니 작품이 자연스럽게 굴러갔다"고 회상했다.
/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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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하는 "긴 호흡의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루하고 답답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망해가는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는 만큼 한 번에 잘될 수는 없지 않나.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민하는 "아쉬운 부분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는 참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호와의 로맨스가 흐름을 끊는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일리가 있다. 다만 결국 취향 차이인 것 같기도 하다"고 답했다. 그는 "제작진도 로맨스가 너무 늦게 나온 것 아닌가, 혹은 갑자기 등장한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염려했던 면을 시청자도 지적해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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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하는 "드라마를 보며 답답해한 시청자도 있지만, 결국에는 '잘살고 있다'는 결말로 흘러간다"며 "위기가 계속 이어지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사랑을 찾는 얘기가 있어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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