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정웅인 소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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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왜곡·갑질 논란 터졌는데…KBS '300억 제작비' 투입, 사극 맛집 위상 되찾을까 [TEN스타필드]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가 흥미로운 방송계 이슈를 한끗 다르게, 물 흐르듯 술술 읽히도록 풀어냅니다.

KBS가 내년 대하사극 '문무(文武)'를 선보인다. 지난해 3월 종영한 '고려거란전쟁' 이후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사극이자 초대형 프로젝트다. 여러 잡음으로 아쉬움을 남긴 '고려거란전쟁'을 뒤로하고 KBS가 '문무'를 통해 사극 맛집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KBS Plus 유튜브 캡처
사진=KBS Plus 유튜브 캡처
'문무'는 약소국 신라가 강대국 고구려와 백제, 그리고 당나라까지 넘어선 끝에 마침내 삼한을 하나로 묶은 위대한 통합의 서사를 그린다. 배우 박성웅, 조성하, 정웅인, 김강우, 이현욱, 장혁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지난 9월 한 매체는 "'문무'에 약 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방영된 '고려거란전쟁'은 약 27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32부작 사극이었다. 초반 입소문을 타며 10회 이후 작품의 중반부까지 9~10% 정도의 시청률을 유지했다. "역시 KBS표 정통 사극"이라는 호평 속에서 웨이브·넷플릭스 등 OTT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글로벌 시청층까지 확보했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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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도중 문제가 생겼다. 드라마의 원작 소설로 알려진 '고려거란전기' 길승수 작가와 제작진의 갈등이 불거졌다. 길 작가는 드라마 중반부터 막장 전개가 이어졌다며 "드라마 작가가 원작을 무시했다. 삼류 스토리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이후 '고려거란전쟁'은 역사 왜곡, 제작진 갑질 의혹 논란이 연달아 터지며 1주 결방했다.

잡음이 난 뒤 시청률이 하락세를 그렸다. 26회 이후부터 11~12%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다시 반등하기는 했다. 그러나 마무리가 좋지 못했다. 작품의 후반부, 지엽적 서사만 담아냈다는 지적을 받아 '고려궐안전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얻었다. 마지막 화에서는 가장 중요했던 귀주대첩 장면을 허무하게 연출해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제공=KBS
사진제공=KBS
지난 18일 열린 '문무' 제작보고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영조 감독은 "KBS 드라마 중 최대 제작비를 쓰고 있다. CG 비용도 사상 최대가 될 것이다. AI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수신료가 통합 징수되면서 지원받을 수 있는 제작비가 늘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이 돈을 잘 쓰겠다.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우선 배우 캐스팅이 화려하기 때문에 기대해볼 만하다"며 "초대형 프로젝트로 추진되는 드라마인 만큼 탄탄한 연출과 스토리가 더해진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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