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그림 생성형 AI 'ImagineArt' 산출물
사진=그림 생성형 AI 'ImagineArt' 산출물
"백수될까 무서워" '음악AI' 수노 업데이트에 업계 '들썩'… 반응 살펴 보니 [TEN스타필드]
《이민경의 사이렌》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음악 생성형 인공지능 '수노(Suno)' 버전 5(이하 V5)가 업계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를 사용해 본 작곡·편곡가와 악기 연주자 사이에서는 "기술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 두려울 정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을 잘 다룰 줄 아는 소수 인원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 수노의 존재감이 커진 건 V5로 업그레이드된 게 계기가 됐다. 수노 V5에서는 믹스가 개선돼 곡의 공간감이 뚜렷이 살아났고, 음질까지 좋아졌다. '스튜디오 퀄리티'의 음악을 마우스 클릭 몇번과 프롬프트(명령어) 몇줄에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사진=생성형 인공지능 '수노(Suno)' 홈페이지 캡처
사진=생성형 인공지능 '수노(Suno)' 홈페이지 캡처
수노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인간이 만든 데모곡 음원 파일을 넣으면 작가가 써넣는 프롬프트에 따라 곡을 재편곡해주는 '커버'(Cover), 1절만 있는 미완성곡을 끝까지 완성해주는 '연장', 원하는 방식으로 새 곡을 써주는 '창작' 기능이다.

100% 인공지능 창작곡에 대해선 아직 아쉽다는 평이 많다. 작곡에선 멜로디나 화성 진행 및 곡 구조 형성에 어색함이 많고, 가사도 얕은 주제의 줄글을 억지로 끼워서 맞추는 식이라는 것이다.
사진=생성형 인공지능 GPT 5 생성 이미지
사진=생성형 인공지능 GPT 5 생성 이미지
업계는 이 세 가지 기능 중 '커버'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이 기능 때문에 작곡, 작사를 제외한 곡의 구성을 짜는 트랙 메이커 대부분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업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K팝 작곡가 A씨는 "수노를 써 보니 간단한 비트를 만드는 편곡자들은 대거 실직할 위기"라며 "음악을 깊이 있게 아는 소수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 음반 제작자는 향후 편곡자들의 업계 대우가 몹시 열악해질 수 있단 우려도 내놨다. 그는 "편곡 단가가 말도 안 되게 낮아질 것"이라며 "월 1만5000원만 내면 누구나 수노를 통해 기본적인 편곡을 할 수 있다. 기초적인 트랙을 요구하는 래퍼들은 더 이상 인간 편곡가를 찾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클래식, 재즈 등 업계에서 연주자로 활발히 활동 중인 이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한 연주자는 "수노의 연주를 들어보면 젊은 피가 느껴진다. 동시에 중장년 연주자의 노련함까지 갖췄다. 천재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연주"라며 "우린 이제 다 백수가 될 지경"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편곡이 막힐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는 데에 수노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K팝 작곡가 B씨는 "편곡 아이디어를 얻고 싶을 때 수노를 돌려 보면 정말 작업이 쉬워진다"며 "인간이라면 틀에 박혀서 하지 못할 편곡도 명령어만 잘 입력하면 수노는 '설득력 있게' 편곡해준다"고 했다.
사진=생성형 인공지능 '수노(Suno)' 홈페이지 캡처
사진=생성형 인공지능 '수노(Suno)' 홈페이지 캡처
업계 일각에서는 수노의 편곡 퀄리티가 인간이 한 것만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프롬프트를 잘 입력하면 인간의 실력을 능가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수노는 작곡, 작사, 편곡과 결이 다른 '코딩' 능력을 요구한다. 향후에는 작곡가들이 살아남으려면 코딩 능력을 갖춰 수노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코딩과 작곡에 모두 능한 한 전문가는 "코딩을 잘해야 인공지능을 잘 다룰 수 있다. 음악을 잘하는 사람도 코딩을 모르면 수노를 다룰 수 없다. 전문 음악 지식과 코딩 능력을 모두 갖춘 소수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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