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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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객관화가 무척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평소 '나 그 정도 아닌데?'라는 생각을 자주 하죠. 그게 저만의 롱런 비결이 된 것 같아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진영이 이렇게 말했다. ENA 월화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이하 '부세미') 종영 인터뷰 자리에서다. 극 중 진영은 무창에서 딸기 농사를 지으며 아들을 홀로 키우는 싱글대디 전동민을 연기했다. 그는 새로 부임한 완벽한 스펙의 교사 김영란(전여빈 분)를 마을에서 유일하게 경계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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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세미'는 흙수저 경호원 김영란이 시한부 재벌 회장 가성호(문성근 분)와 계약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로맨스 드라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3년 만에 ENA 역대 시청률 2위인 전국 7.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진영은 2011년 4월 그룹 B1A4로 데뷔했다. 그는 15년 차에 접어든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논란이나 구설 없이 아이돌·프로듀서·배우로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넓혀왔다. 이에 관해 진영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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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가 ENFP라는 진영은 "평소 긍정적으로 사는 스타일이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이걸 잘 끝내면 평탄함이 찾아온다'라는 걸 되새긴다. 그러면 일상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고, 슬픈 일도 덜 슬프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조심성이 많기도 하다. 그런 성향이 지금까지 연예계 생활을 바르게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무조건 청렴하다' 이런 건 아니지만, 감사하게도 행복하게 활동하면서 팬들과 지금까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고 했다.

진영은 '부세미'에 대해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평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전부터 '원하는 반응이 있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웰메이드'라고 답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그렇게 느껴주면 된 거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작품을 하면서 후회 없이 행복했다. 내게는 선물 같았고, 도전이기도 했다. 그만큼 소중하면서도 어렵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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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던 만큼 결과가 좋았을 때 무척 행복하죠. '내안의 그놈'도 인상 깊었어요. 당시 역할 체인지를 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경험이 없어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정신이 없어서 어떻게 끝냈는지도 몰랐고, 중간에 체념도 했어요. 당시 '이게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각오로 임했는데, 예상외로 큰 사랑을 받았죠. 제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의미 깊은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2019년 개봉한 영화 '내안의 그놈'에서 진영은 박성웅과 영혼이 바뀌는 캐릭터를 소화해 호평받았다. 6년이 지난 올해 6월, 박성웅은 진영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런과 전속계약을 맺으며 한 식구가 됐다.

"박성웅 선배님께서 저를 정말 많이 아껴주세요. 거의 아버지 같은 느낌이에요. 저도 선배님을 그만큼 자주 떠올리고 마음을 담아 생각하죠. 드라마를 통해서도 제 아버지 역할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거든요. 정말 놀라운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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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보다, 흘러가는 대로 삶을 산다는 진영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잘하고 싶을 뿐 '이걸 통해 뭘 해내야지'라는 생각은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예전엔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느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1년에 세 작품은 해야지 같은 구체적인 꿈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계획이 사라졌다. 세월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차가 쌓일수록 연기 욕망이 커진다는 진영. 그는 "대중에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 '잘한다'는 건 너무 기본적인 거고, 대화하듯 대사를 치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어 "박정민·손석구 선배의 연기를 보면 실제로 그런 인물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도 이렇게 되고 싶다는 게 최근 새롭게 꿈꾸게 된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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