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매니지먼트엠엠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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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무조건 닿을 거예요. 이런 맹목적이고 순수한 믿음으로 연기합니다."

데뷔 10년 만에 타이트롤 배우가 된 전여빈이 이렇게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열린 '착한 여자 부세미'(이하 '부세미') 종영 라운드 인터뷰 자리에서다. 전여빈은 올해만 해도 영화 '검은 수녀들'을 시작으로 SBS 드라마 '우리영화', ENA '부세미'까지 총 세 작품을 선보였다. '부세미'는 전여빈이 데뷔 후 처음으로 1롤 메인을 맡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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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세미'는 인생 리셋까지 남은 3개월, 한 방을 노리며 시한부 재벌 회장과 계약 결혼을 감행한 흙수저 여자 경호원 얘기를 그린 범죄 로맨스다. 그는 막대한 유산을 둘러싼 위협 속에서 신분을 바꾸고 살아남아야 한다. 첫 회 2%대 시청률로 출발한 '부세미'는 최종회에서 7.1%를 기록하며, 2022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3년 만에 ENA 채널 역대 시청률 2위에 올랐다.

이 작품에서 전여빈은 인생의 리셋을 꿈꾸며 신분을 감춘 경호원 김영란 역을 맡았다. 명문 스펙의 유치원 교사 '부세미'로 위장해 살아가는 인물을 연기하며, 두 얼굴을 지닌 복합적인 캐릭터를 세밀한 감정선으로 풀어냈다.

동덕여대 방송연예학과를 졸업한 전여빈은 2015년 영화 '간신'을 통해 상업영화에 첫발을 내디뎠다. 독립영화계를 중심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왔던 그는 현재 상업영화와 드라마까지 오가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전여빈의 작품 행보는 꾸준했지만, 초반에는 '무명' 시기를 제법 보냈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 '빈센조'(2021)를 통해 대중의 눈에 각인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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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를 꿈꾼 뒤부터 학교 공연을 올릴 때마다 늘 무척 긴장했어요. 앙상블 할 때도 마찬가지였죠. 실제로 연기하는 건 선배님들이었고, 저는 뒤에서 춤만 추면 됐는데도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더라고요."

전여빈은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살면서 마주하게 되고 기회를 얻게 된 순간이 벅찼다. 타인이 나를 봐주건 안 봐주건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연기를 사랑한다는 그 이유 하나로 독립영화 한 편을 할 때도 비장한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작품을 하든 마음가짐은 늘 같았다. 다만 상업영화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 결과에 따라 배우의 다음 행보가 결정되기도 하니까. 그런 걸 문득 실감하는 날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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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잡을 수 없는 불안이 생겨 저 스스로 통제할 수 없을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이 마음을 떨쳐내려고 노력하기보다 현장을 지탱해주는 스태프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함께하는 동료들의 눈을 더 보자는 마음으로 작품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전여빈은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자. 진심으로 땀 흘리고 집중한다면 이 온도가 언젠가 대중에게 닿을 거라 믿는다"고 자기 가치관을 밝혔다. 그는 "힘들어도 버티려 한다. 버티면서 달리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신을 채우고, 최선을 다하고, 책임감을 가지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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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의지하는 순간도 많아요. 작품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건데, 이건 혼자 만들어낼 수 없는 복합 예술이잖아요. 각 분야에서 빛을 내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작품을 만드는 거죠. 수많은 이의 노동이 들어가고, 또 시청자분들이 봐주지 않으면 그 의미가 빛을 발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전여빈은 "현장에 가면 매 순간 동료, 선배, 스태프에게 의지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결과적으로 그 마음이 닿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력은 정말 열심히 했다. 육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심혈을 기울였다"고 고백하며 미소 지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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