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유노왓≫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사진=MBC
사진=MBC
MBC, '드라마 왕국' 명성 제대로 잃었다…1%대 시청률 연속 굴욕에 위기 국면 [TEN스타필드]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가 흥미로운 방송계의 이슈를 잡아내 대중의 도파민을 자극하겠습니다.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불리며 한국 드라마 전성기를 이끌었던 MBC가 올해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허준', '대장금', '이산', '내 이름은 김삼순', '환상의 커플', '커피프린스 1호점' 등 수많은 흥행작을 배출했던 시절이 무색하다. 시청률 1%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연이어 받으며 MBC의 자존심이 흔들리고 있다.

현재 방송 중인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는 오는 25일 종영한다. 이선빈, 라미란, 조아람이 주연을 맡은 가운데, 라미란과 조아람이 종영 인터뷰에 불참키로 했다. 이선빈 역시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드라마 방영 초반에 타 문화 희화화 및 인종차별 논란을 겪었고, 시청률도 나빠 종영 인터뷰 없이 조용히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작품은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방송 전 인종차별 논란 등에 이어 첫 방송 뒤에도 "유치하다", "몰입감이 떨어진다"는 등의 혹평이 쏟아졌다. 지상파 금토극이라는 황금 시간대에 편성됐음에도 시청률은 1~2%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사진=MBC
사진=MBC
'달까지 가자'의 후속으로는 강태오, 김세정 주연의 '이 강에는 달이 흐른다'가 편성됐다. 오는 31일 첫 방송되는 이 작품은 세자와 부보상의 몸이 뒤바뀌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판타지 사극이다. 업계의 기대는 그리 높지 않다. 강태오의 전작인 '감자연구소', 김세정의 전작인 '취하는 로맨스'는 모두 1~2%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두 사람 모두 인지도는 높지만, 최근 작품이 흥행에 실패했다는 부담이 있다. 여기에 연기력 논란이 있었던 홍수주까지 주연으로 합류해 작품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MBC가 선보인 다른 작품도 흥행에 실패한 건 마찬가지다. 상반기에는 '모텔 캘리포니아', '언더커버 하이스쿨', '바니와 오빠들', '노무사 노무진'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잇달아 방송됐지만 어느 한 편도 뚜렷하게 성공한 작품이 없다. 겹치지 않는 장르적 시도에도 완성도와 대중성이 모두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MBC
사진=MBC
'모텔 캘리포니아'는 감성 로맨스를 표방했지만 느슨한 전개와 평면적인 캐릭터로 몰입도가 떨어졌다. '언더커버 하이스쿨'은 서강준의 전역 복귀작으로 화제를 끌며 초반에는 8%대를 넘기기도 했으나, 갈수록 "유치하다"는 혹평이 이어지며 마지막 회 5.8%로 종영했다.

청춘 감성 로맨스를 표방한 '바니와 오빠들' 역시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한 캠퍼스 드라마였지만, 시청자들은 "지상파가 아닌 웹드라마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본격적인 '1%대 시청률 이미지'가 굳어진 계기가 됐다.

MBC가 올해 가장 공들였던 작품은 '메리 킬즈 피플'이었다. 연기력으로 정평이 난 이보영이 13년 만에 MBC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만큼, 드라마 왕국 MBC의 부활을 알릴 복귀작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안락사라는 무거운 소재가 대중에게 거리감을 줬고,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연출과 연기 모두 안정적이었음에도 시청률은 1%대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이보영의 컴백 효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MBC
사진=MBC
현재 MBC의 유일한 희망은 오는 12월부터 내년까지 방송할 예정인 '판사 이한영'이다. 지성이 주연을 맡은 법정 드라마로, 인간의 정의와 윤리를 다루는 묵직한 서사를 예고했다. 지성 특유의 안정된 연기력과 제작진의 내공으로 MBC가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MBC는 내년 아이유와 변우석이 주연을 맡은 사극 '21세기 대군 부인'도 준비 중이다. 이 작품은 2026년 초 방송될 예정이다. 화제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캐스팅으로 일찍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최근 이어진 MBC 드라마 부진을 떠올리면 이번 작품의 성패를 장담하긴 어렵다"며 "배우에 의존하기보다 기획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