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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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 애 세워두고 강속구 던졌다…메인 아닌 자리서 '주인공 행세'로 민폐 [TEN피플]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배우 최현욱의 무개념 시구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어린이 시타자를 상대로 강속구를 던지면서 아찔한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 행사에 대한 이해도 없이 프로야구의 인기에 '편승'해 '셀프 홍보'에만 몰두한 시구·시타 연예인들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행사를 빛내야 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돼 버리는 '주객전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현욱은 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시구·시타 행사에 시구자로 나왔다. 최현욱은 마운드에 올라 공을 힘차게 던졌고, 공은 제구가 되지 않아 시타자 어린이의 머리 위를 빠르게 지나갔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에 관중석에서는 놀라움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사진=야구 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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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이 거세지자 최현욱은 팬 소통 플랫폼에 사과문을 올렸다. "시구는 정말 떨려서 공이 빠졌다. 시타자 친구와 부모님께 연락이 닿으면 직접 사과드리겠다. 어린 친구가 서 있었다면 가까이서 천천히 던졌어야 했는데 그 생각을 못 했다.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이었다. 이 해명을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최현욱이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야구선수로 활동했다는 걸 감안하면 "미숙함으로 인한 실수"라는 해명은 설득력이 낮다는 것이다. 시타자 어머니 A씨는 SNS를 통해 "안전하게 진행될 거라 믿고 참여했는데, 지금 보니 정말 아찔하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일반인에게 위협이 될 만한 강속구를 던진 것뿐만 아니라 이날 최현욱의 시구 태도를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패션을 뽐내는 자리가 아닌 경기를 축하하고 승리를 기원하는 자리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모자를 뒤로 쓴 채 마운드에 올랐다. TPO(시간·장소·상황에 맞는 옷차림)와 맞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위협적인 시구 이후 여유롭게 선수에게 다가가 웃으며 인사까지 했다.
사진=야구 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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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의 민폐 시구·시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8월 31일에는 tvN 새 드라마 '얄미운 사랑' 팀의 촬영이 문제가 됐다. 주인공 이정재, 임지연은 '얄미운 사랑' 촬영을 위해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들은 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 경기에 앞서 오후 5시 20분부터 약 20분간 그라운드와 관중석에서 촬영했다. 촬영을 마친 이정재는 직접 시구했다.

야구장을 찾은 관람객은 불만을 제기했다.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분위기가 어수선했고, 선수들은 편하게 몸을 풀지 못했다는 것. 드라마 촬영팀 관계자는 "촬영 시간과 내용, 현장 출입 인원 등은 사전에 구단 측과 충분히 협의한 사항"이라며 "관객들의 초상권과 관련해서는 인물이 특정되지 않도록 전부 편집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사진=야구 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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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키키는 같은 날 여러 팀을 응원하는 의아한 시구 행사를 했다. 지난 5월 25일 멤버 이솔은 두산 베어스, 수이는 SSG 랜더스, 하음은 삼성 라이온즈, 키야는 키움 히어로즈의 시구자로 나섰다. 연예인들이 신보나 신작 홍보를 위해 시구·시타 행사에 참여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같은 그룹 멤버가 같은 날 여러 구장에서 각기 다른 팀을 응원하는 시구를 하는 건 이례적이다.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속 보이는 홍보'라는 질타도 있었다.

김연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초청된 시구·시타자는 그 자리가 자신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선수와 야구팬을 위한 자리라는 것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행사의 취지를 이해하고 의상부터 태도까지 행사와 맞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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