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이홍기 / 사진=텐아시아 DB
이준, 이홍기 / 사진=텐아시아 DB
SF9 인성·유태양, 엠블랙 이준, 라붐 솔빈, 위키미키 최유정, 우주소녀 유연정, B1A4 신우, 펜타곤 진호, 인피니트 김성규·남우현, 러블리즈 케이, 엘라스트 원혁, 하이라이트 손동운, FT아일랜드 이홍기.

지난 6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약 6개월 동안 뮤지컬 작품에 출연했거나 출연 예정인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다. 아이돌 출신의 뮤지컬 진출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김준수, 옥주현 등 과거에도 아이돌 가수가 뮤지컬 배우로 전향하는 일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수가 훨씬 많아졌다. 업계에서는 "작품의 질과 무대 예술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이런 흐름이 호평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돌 출신들의 뮤지컬 배우 전향, 어쩌면 가수 그 이상의 가능성30일 대중문화업계에 따르면 아이돌 가수 출신이 뮤지컬 배우를 지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아이돌은 대체로 소속사에서 선정한 음악을 받아 그에 맞는 콘셉트와 스타일로 무대를 보여준다. 이 콘셉트에 따라 해당 아티스트의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 반면 뮤지컬은 연기와 노래, 춤 삼박자를 갖추고 있어 작품에 따라 이 세 가지 모두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이는 아티스트가 '자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이 된다.

아이돌의 수명은 대체로 길지 않다. '마의 7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7년 내에 팀이 해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팀이 해체해도 그룹 내에서 메인보컬이나 리드보컬 포지션으로 활동했던 멤버는 무대 경력을 살려 뮤지컬에 도전할 수 있다. EXO 수호를 비롯해 샤이니 온유·키, 인피니트 성규, 그리고 비투비 서은광, 구구단 김세정 등이 그 예다.

이런 흐름은 아이돌과 제작사 모두에게 이익이다. 아이돌 입장에선 드라마나 영화에 머물렀던 커리어를 한 단계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아이돌 활동이 사실상 끝난 뒤 개인의 생존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제작사는 아이돌 멤버를 캐스팅해 이들의 팬으로 뮤지컬 객석을 채울 수 있다.
사진='KBS Kpop' 유튜브 채널
사진='KBS Kpop' 유튜브 채널
슈퍼주니어 규현 / 사진=쇼온컴퍼니 제공
슈퍼주니어 규현 / 사진=쇼온컴퍼니 제공
대중들 아직 고정관념 있어, 어쩌면 양날의 검 될 수도팬들의 입장에서는 나의 '최애'가 다른 곳으로 발을 옮겨 활동을 지속한다는 게 반갑게 느껴질 수 있다. 일반 뮤지컬 관람객 입장에서도 아이돌 출신 배우로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이돌 출신 배우가 나온 뮤지컬을 본 한 관객은 이 배우에 대해 "연기를 이렇게 잘했을 줄 몰랐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도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혹평받는다. "명성만 믿고 실력을 키우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막을 내린 뮤지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에 출연했던 그룹 라붐 출신의 솔빈에 대해 일부에서는 "연기력이 이 정도일 줄 알았다면 다른 배우가 출연하는 날짜로 잡았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SF9 인성, 라붐 솔빈 / 사진=텐아시아 DB
SF9 인성, 라붐 솔빈 / 사진=텐아시아 DB
사진=(주)라이브러리컴퍼니, 유니버셜라이브
사진=(주)라이브러리컴퍼니, 유니버셜라이브
무대 위 다양해지는 출신들, 업계는 어떻게 변할까뮤지컬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돌 출신이 뮤지컬에 활발하게 진출하는 게 업계를 다양한 형태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뮤지컬은 무대 퀄리티와 티켓 파워를 모두 고려해 배우를 캐스팅한다"며 "그룹 동방신기 메인보컬이었던 김준수처럼 실력은 물론 팬덤까지 탄탄한 아티스트의 몸값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이돌 출신들이 늘어나면서 아예 아이돌 멤버로만 구성된 뮤지컬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마케팅의 일환으로 판매 굿즈의 형식과 홍보 방식의 변화 그리고 뮤지컬 작품을 관람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뮤지컬은 한 작품 당 티켓값이 최소 8만원에서 최대 18만원 정도다. 결코 저렴하지 않은 비용에 관객들이 자기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 '찾아와 준 관객들에게 얼마나 감동을 주느냐'가 핵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뮤지컬 업계 관계자는 "아이돌 출신 배우의 활발한 참여는 뮤지컬 산업에 분명히 활력을 주고 있다"면서도 "뮤지컬의 본질인 작품의 질과 무대 예술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뮤지컬 배우와 아이돌 출신은 상호 대립이 아닌 서로의 강점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공정한 캐스팅과 상호 존중의 분위기, 균형 잡힌 무대 기회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F9 유태양 / 사진=텐아시아 DB
SF9 유태양 / 사진=텐아시아 DB
위키미키 출신 최유정 / 사진=샘컴퍼니 제공
위키미키 출신 최유정 / 사진=샘컴퍼니 제공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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