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살인자 리포트'에 출연한 배우 조여정을 만났다.
'살인자 리포트'는 특종에 목마른 베테랑 기자 선주(조여정 분)에게 정신과 의사 영훈(정성일 분)이 연쇄살인을 고백하는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조여정은 살인자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사회부 기자 백선주 역을 맡았다.
영화는 조여정과 정성일이 긴장감 속에 대화를 주고받으며 107분 러닝타임을 이끌어가는 만큼, 두 사람은 많은 대사량을 소화해야 했다.
조여정은 "오빠(정성일)한텐 미안하지만 '내가 그래도 오빠보단 덜 하지' 하면서 스스로 위로했다. '오빠도 하는데 이 정도를 내가 못 하면 안 된다. 오빠 저 대사 좀 봐라. 오빠보다는 내가 덜 힘들다. 전혀 문제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좀 상대적인 마음이 들 때가 있지 않나"라며 웃음을 안겼다.
많은 양의 대사를 외울 수 있는 노하우를 묻자 "시도 때도 없이 중얼거린다"고 답했다. 이어 "매니저와 이동하다가도 갑자기 아무 때나 툭툭 내뱉는다. 어떤 때는 매니저가 대사인 줄 모르고 대답하기도 한다. 계속 중얼중얼거린다. 집안일 하면서도 그런다"고 전했다.
조여정은 "영화가 조여정 아니면 정성일이지 않나. 말 그대로 숨을 데가 없잖나. 연기가 더 미세해야 했다. 들통날까 봐 제일 무서웠다. 배우들이 표현을 안 하는 거지 들통날까 봐 늘 무섭다. 바닥이 드러날까 봐. 사람이니까 당연하다. '난 아직 카드가 많다'는 배우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무섭고 많이 고민했지만 그래도 결국 선택한 이유는 지금 도망가면 나를 시험해볼 기회가 또 왔을 때 그때도 도망가겠구나 싶어서다. 그렇게 도망가면 그 다음에는 시도를 하는 게 더 무서워질 것 같아서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지 않나. 내 실력이 과대평가 되는 건 싫고 부끄럽다. 실력 그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맞아보자는 각오였다"고 덧붙였다.
'살인자 리포트'는 오는 5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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