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화려한 날들' 방송 화면
사진=KBS2 '화려한 날들' 방송 화면
건설 현장 내에서의 음주 장면을 송출한 KBS2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 측이 해당 장면에 대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텐아시아의 지난 25일 보도(KBS, 불법 음주·산업재해 우려 장면 송출…환경법 위반 이어 두 번째 [TEN스타필드])에 따른 것이다.

지난 24일 방영된 '화려한 날들'에는 이지혁(정일우 분)이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지혁은 점심시간에 현장 안에서 작업자들 사이에서 밥을 먹었다. 이때 작업장 인부 한 명이 이지혁에게 "막걸리 한 잔 받아"라며 그릇을 건넸다. 이지혁은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다른 인부는 "젊은 사람이 그렇게 거리 두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어"라며 술을 마시라고 제안했다. 이지혁 옆에 있는 인부도 이지혁의 허벅지를 찌르며 한 잔 받으라는 식으로 그릇을 가리켰다.

거듭된 권유에 이지혁은 결국 인부가 주는 막걸리를 받았고, 그릇 가득 채워지는 술이 화면에 그대로 송출됐다.

해당 장면을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생사를 오갈 수 있는 건설 현장에서 술을 권하는 건 살인급 행위 아닌가요"라며 "강요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마신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다른 애청자들도 "공영 방송사에서 근무 중 술 먹는 장면을 내보낸다고? 보기 불편하네요"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사진=KBS2 '화려한 날들' 방송 화면
사진=KBS2 '화려한 날들' 방송 화면
건설 현장에서의 음주 작업은 불법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업 현장에는 주류 반입이 불가하며 현장 내에서의 음주 역시 금지된다. 그러나 드라마 속 작업 현장에는 막걸리 세 병이 보란 듯 놓여 있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업무 중 음주 상태에서 작업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를 묵인하거나 방치한다면 사업주에게 책임이 주어지고 사업장 징계 사유가 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건설업체나 하청업체는 취업규칙·근로계약서·안전관리 규정 등에서 '음주 금지' 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해당 장면에 대해 '화려한 날들' 측은 지난 27일 한 연예 매체를 통해 "극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 촬영했다"며 "제작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미화해 표현하지 않도록 했고 오히려 근로 중 음주의 해악에 대해 간접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청자 여러분께서 이 장면으로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향후 연출 방향에 대해 지속해서 고민해 나가겠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화려한 날들'은 공영 방송의 가족 드라마로서 사회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 제작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진=KBS2 제공
사진=KBS2 제공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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