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MK 뮤지컬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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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많은 무대에 서고 도전했지만 자꾸 한계에 부딪히는 것 같아서 '춤태기'(춤+권태기)가 온 것 같았는데. 이번 공연과 같은 도파민은 처음이었어요. 이런 새로운 영감을 원했던 것 같아요. 아티스트로서 정말 필요한 순간이었다 싶었어요."

지난 6월부터 뮤지컬 '프리다'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아이키가 지난 31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생애 첫 뮤지컬에 대한 소감이다. 아이키는 현재 댄스 크루 훅(HOOK)을 이끌고 있다. 대학 교수도 하고 있으며, 집에서는 한 아이의 엄마다. '프리다'를 시작할 즈음에는 엠넷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3')에도 출연하고 있었다.

'프리다'는 불의의 사고로 고통 속에 살면서도 이를 예술로 승화한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생애를 그린 쇼 뮤지컬이다. 아이키는 극 중 '더 라스트 나잇 쇼'의 진행자 레플레하 역과 프리다의 연인인 디에고 리베라 역을 맡았다. 데뷔와 동시에 1인 2역에 도전한 것이다.
사진=EMK 뮤지컬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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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키는 '프리다'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동시에 소화하는 게 큰 도전이 됐다고 했다. 그는 "쉽지 않은 스케줄이었다"면서도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다는 것보다 '프리다'라는 작품에 도전한다는 게 신박하게 다가왔다. 바쁜 와중이었지만 이 뮤지컬이 꼭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아이키는 스스로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었다. "도전하길 잘한 것 같다"는 그는 "정말 너무 짜릿했다. 춤 이상의 도전이었다.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처음 올랐던 그 순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처음 느껴보는 짜릿함이었다"고 했다.

아이키는 '프리다'로 인해 뮤지컬의 매력에 제대로 빠진 모양새였다. 오랜 세월 댄서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댄스 씬에서는 댄서 스스로 플레이어와 디렉터가 돼야 한다. 무대도 일회성인 경우가 많다"며 "뮤지컬은 달랐다. 안무와 대사, 무대 모든 것들이 어우러지고 관객들까지 하나가 돼야 작품이 탄생된다. 정기적인 공연 그리고 관객들이 이 문화를 즐기러 오는 것 자체도 멋있다"고 말했다.

과거 뉴욕에서 '위키드'로 뮤지컬을 처음 접했다는 아이키는 "여러 명의 연출가와 안무가, 감독 등이 모여 서로의 아이디어와 손길들을 통해 다같이 하나의 큰 무대를 완성하는 그 시스템이 사실 너무 부러웠다"고 털어놨다.
사진=EMK 뮤지컬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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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키에게 이번 뮤지컬은 또다른 꿈을 품도록 해주는 계기가 됐다. 그는 "뮤지컬은 여럿이서 온전히 하나의 작품에 힘을 쏟는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연습을 하면서 '나도 나중에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키는 이미 스트릿 댄스 씬에서 출중한 춤 실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는 뮤지컬에 캐스팅된 뒤 큰 부담감을 느꼈다고. 그는 자신이 맡은 인물의 에너지를 어떻게 관객들에게 100% 전달할 수 있을지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프리다는 멕시코의 화가다. 아이키는 멕시코의 전통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라틴'을 전공했다. 그 덕에 아이키는 자신의 데뷔 작품에서 스스로 안무를 만들어 보는 기회도 얻어 이를 무대 위에서 마음껏 뽐내고 있다. 중간중간 들어가는 애드리브도 여유롭다. 아이키는 "무대의 완성과 원활한 흐름을 위해 스탭들과도 합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연출과 조명에서 크게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조금의 안무 변형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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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3'에 출연하면서 뮤지컬 데뷔를 준비한 아이키. 주 전공이 라틴 댄스임에도 그는 일주일에 5~6일가량은 무조건 연습실에 출근할 정도로 출연 성실했다. 대학로에 거의 매일같이 얼굴을 비췄다는 아이키는 "연습을 너무 안 빠져서 주변에서 '너 안 바쁘냐', '너 요즘 뭐 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냐' 물어본다"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하면서 최대한 시간을 빼고 시간 분배를 해서 연습에 꼭 참여했다"고 뮤지컬을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제 막 뮤지컬 배우로서 발을 뗀 아이키. 덕분에 그의 목마름은 다시 시작됐다. 아이키는 또다른 뮤지컬 작품 '시카고'를 꼽으며 "제가 쇼적인 부분에 강점을 보이기도 하고, 어릴 적 라틴 댄스 스포츠를 전공했기 때문에 라틴 문화를 담은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뮤지컬 배우가 아닌 무대 아래의 안무가로서의 욕심도 드러냈다. 아이키는 "뮤지컬 안무 제작에도 참여를 해보고 싶다"면서 "멕시코 음악과 문화 그리고 춤 등이 저에게 이질적이지 않기 때문에 라틴 문화가 담긴 작품에 안무가로든 배우로든 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사진=정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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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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