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10CM/사진제공=C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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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십센치, 에겐남의 정석…소심한 음악쟁이가 사랑하는 법 [ATA프렌즈]
《텐아시아의 ATA프렌즈》
선선한 가을날을 아름답게 장식할 'ATA 페스티벌 2025' 출연진을 낱낱이 살펴봅니다. 페스티벌 라인업 제대로 알고 즐기기, 준비됐나요?

가수 십센치(권정열)는 K팝 업계 내 가장 대표적인 '에겐남'(에스트로겐 남성)으로 꼽힌다. 상대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테토남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그는 때때로 소심하게, 혹은 조심스럽게 상대의 관심을 유도하겠다는 내용의 가사를 곡에 줄곧 담아왔다.
사진='CDEFG(사랑은 여섯줄)' 뮤비
사진='CDEFG(사랑은 여섯줄)' 뮤비
십센치는 최근 7년 만의 정규 앨범 '5.0'을 공개했다. 서정적인 어쿠스틱 분위기 대신 이번 앨범은 경쾌한 밴드 사운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타이틀곡 '사랑은 여섯줄'은 단 6줄인 기타 줄로 사랑을 표현하기에 손가락이 아프지만 무대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버텨보겠다는 귀여운 다짐을 담았다. 곧 공연을 잘 했지만 원하는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 상대에게 십센치는 '예상과는 다른 지루한 표정에 허무하게 끝나버린 첫사랑 여섯 줄'이라며 마음을 접는다. 그러면서 '못난 내 손가락들이 슬피 움직이네'라며 노래도 사랑 이야기도 마무리 짓는다.

수록곡 'No.1'에서는 '당신이 나의 1번이지만 내가 당신의 1번이 아니'라며 아쉬움을 툴툴대듯 반복되는 베이스라인 위에 털어놓는다. 자신이 1번이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에겐' 가득한 곡이다.

가수 비비와 함께 부른 '춤'에서는 권정열이 직접 리드하기보다 상대 여성이 '서투른 내 몸짓이 감춰지도록' 먼저 자신의 손을 잡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했다. 같은 방식으로 'Slave For You'(슬레이브 포 유)도 상대의 매력이 자신을 사로잡아 모든 걸 내어주겠다는 에겐남의 마음 앓이를 담았다.
'컴백' 십센치, 에겐남의 정석…소심한 음악쟁이가 사랑하는 법 [ATA프렌즈]
그 외에도 이번 앨범에 수록된 총 12곡 중 화자가 주도적으로 사랑에 나서겠다는 내용은 없다. 대신 뒤에서 몰래 상대를 예찬하거나, 상대가 다가와주길 바라는 내용이다. 요즘 유행하는 에겐남의 정석을 보여준다.

'스토커', '폰서트' 등 그의 기존 대표작에서도 그는 자신을 뽐내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떠올리거나, 상대 앞에서 떨리는 마음을 누르면서 구애의 노래를 부른다.

그가 그간 선보여온 음악은 매우 대중적이다. 귀에 확 들어오는 멜로디를 반복해 떼창을 유도하는 작곡 실력을 갖췄다. 그에게 특히 여성 팬이 많은 이유는 단순히 곡이 좋아서 뿐만은 아니다. 흔한 테토남의 모습이 아닌 유약한 에겐남의 모습으로 팬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십센치는 오는 9월 27~28일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리는 글로벌 음악 축제 'ATA 페스티벌 2025' 무대에 오른다. 십센치가 공연을 하는 건 행사 첫째 날(9월 27)일이다. 이날 출연진으로는 김준수, 황가람, 하이키, 페퍼톤스, 잔나비, 이무진, 십센치, 세이마이네임, 박혜원, 경서, 유니스 등이 있다. 행사 둘째 날(9월 28일)에는 김재중, 하성운, 82메이저, 투어스, 크래비티, 큐더블유이알, 피프티피프티, 배드빌런, 더보이즈, 뉴비트 등이 한강변을 꾸민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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