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고인의 묘소를 매일 찾아 조문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데 이어, 29일에는 서희원의 묘비 전경과 구준엽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묘비에는 영어로 "리멤버 포에버(영원히 기억해)"라는 문구와 함께, 서희원이 생전 구준엽을 부르던 애칭 '준준'이라는 한국어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현지를 찾은 네티즌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구준엽은 마치 '묘지기'처럼 매일 서희원의 묘비 앞에 앉아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접이식 의자에 앉아 책을 읽거나 태블릿으로 고인의 생전 모습을 바라보며 긴 시간을 머문다. 때로는 먹다 남은 국수 한 그릇을 곁에 두기도 하고, 묘지를 닦거나 헌화를 하며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위로의 말을 건네면 그는 중국어로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대만 매체 ET투데이는 "비가 오는 날에도 구준엽은 금보산 묘지를 찾는다. 언제부터 와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아침에 도착했을 때부터 우리가 떠날 때까지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고 전했다. 또 "가끔은 곡을 연주하는 듯한 소리도 들렸다. 뒷모습이 매우 쓸쓸해 보였다"고 덧붙였다.
한 현지인은 구준엽의 사진을 공개하며 "내가 본 사람 중 가장 다정한 남자"라고 적었다. 해당 사진 속 구준엽은 맑은 날에도, 비가 오는 날에도 한결같이 묘소를 지키고 있었다.
구준엽과 서희원은 1998년 약 1년간 교제했으나 이별했고, 이후 서희원은 중국인 사업가 왕소비와 결혼해 1남 1녀를 낳았다. 2021년 이혼 소식을 접한 구준엽이 다시 연락을 시도했고, 두 사람은 2022년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서희원은 지난 2월 일본 여행 중 급성 폐렴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구준엽은 당시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깊은 슬픔을 토로했다. 이후 그는 식음을 전폐하며 체중이 12kg 이상 줄었고, 현재 대만에 머무르며 서희원을 기리는 추모 동상 제작에도 나선 상태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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