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곽선희 SNS, 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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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부대W' 출연자 곽선희의 커밍아웃 이후 성소수자임을 고백한 연예인들과 그 가족들의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과거에는 커밍아웃이 사회적 편견 속에 방송 하차나 여론의 뭇매로 이어졌지만, 이제는 그 용기에 응원을 보내는 분위기가 조금씩 자리 잡고 있다.

지난 13일 '강철부대W'에서 육군팀 팀장으로 활약한 곽선희는 자신의 SNS에 동성 연인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틀 뒤 곽선희는 "제 소식을 접하신 분들께서 '용기 있는', '당당한'이라는 표현을 써주신 글을 많이 접했다"며 "저희와 같은 분들이 많이 계신다는 걸 피부로 체감하는 요즘, 여러분들이 하는 사랑에 대해 용기를 가지셨으면 좋겠다. 우리는 행복할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사진=곽선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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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배우 윤여정은 미국의 한 매체와 영화 '결혼 피로연' 관련 인터뷰를 하던 중 첫째 아들이 동성애자임을 털어놨다. 윤여정은 "첫째 아들이 2000년에 커밍아웃했다. 뉴욕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을 때 결혼식을 열어줬다. 한국에서는 비밀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뉴욕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아들의 동성 배우자인 사위를 아들보다 더 사랑한다"라며 웃어 보였다.
배인, 라라 /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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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에서도 커밍아웃이 이어졌다. 같은 달 그룹 저스트비(JUST B)의 멤버 배인은 미국 LA 북미 투어 'JUST ODD' 무대에 올라 "LGBTQ 커뮤니티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를 아우르는 용어다.

지난 3월에는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 멤버 라라가 팬 소통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동성을 좋아한다. 스스로 자랑스럽다. (내 성 정체성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 내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라라는 "팬들이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고, 사랑을 주고, 응원을 해준 덕분에 나 자신을 더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고맙고 사랑한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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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는 방송인 홍석천이 한국 연예인 최초로 성소수자임을 밝혔다. 당시 홍석천은 '대한민국 1호 커밍아웃 연예인'으로 주목받았지만, 대중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어린이 프로그램 '뽀뽀뽀'를 비롯해 다수의 방송과 광고에서 하차했다. 그러나 그는 동성애자라는 점을 오히려 자신의 캐릭터로 삼아 방송 활동을 이어갔고, 현재는 성소수자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대중 앞에 서는 직업인 연예인에게 커밍아웃은 큰 결심을 요구하는 일이다. 단 한 번의 고백으로 평생 낙인이 찍히고, 커리어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그런데도 당당히 자신을 드러내는 선택을 한 이들의 용기는, 같은 상황에 놓인 수많은 사람에게 분명한 힘이 되어 줄 것으로 보인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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