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아의 세심》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세'심하고, '심'도 있게 파헤쳐봅니다.
방송인 이경규가 약물 복용 상태에서 운전한 혐의로 논란에 휩싸인 지 한 달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 빠른 복귀에도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보다 의외로 따뜻하다.
이경규는 지난 2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지난달 8일 오후 2시께 강남구 논현동에서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운전한 혐의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경규에게 간이 시약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약물 반응은 양성이었고, 국과수 정밀 검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소속사 측은 "이경규는 약 10년간 공황장애를 앓아 왔으며,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치료받아 왔다. 사건 전날 공황장애 증상이 악화해 약을 먹었고, 다음 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병원 진료를 위해 직접 운전하게 됐다. 복용한 약은 모두 전문의의 진단을 거쳐 합법적으로 처방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 직후 이경규가 출연 중이던 방송들이 결방하면서 약물 운전 혐의 논란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제작진 측은 "이경규의 논란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원래 예정된 결방이었다며 논란을 잠재웠다.
이후 이경규는 혐의를 부인하지 않고 처음부터 잘못을 인정하고 논란을 정면 돌파했다. 지난 10일 이경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갓경규'에 영상을 올리며 복귀를 알렸다. 영상 속에서 이경규는 "이 세상에서 제일 하지 말아야 할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다. 저를 너무 걱정해 주시는데, 구독을 많이 해주시면 더욱 좋겠다. 공황장애에는 구독이 최고"라며 논란을 웃음으로 승화했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없었던 점, 그리고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임에도 빠르게 책임을 인정한 점이 복귀에 우호적인 여론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경규니까 받아들일 수 있는 사과였다", "웃음 뒤에 진심이 느껴졌다"는 반응처럼 논란에 대해 이경규만의 방법으로 정면 돌파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아무리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 해도 약물 복용 후 운전은 위험한 행위라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는 남아 있다. 공인으로서, 또 수십 년간 방송계를 지켜온 선배로서 더욱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
수십 년간 예능계를 지켜온 인물답게 사과도 복귀도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빠른 인정과 진심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샀기에 초고속 복귀에도 비난보다 박수가 더 많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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