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내내 사라진 형을 찾기 위해 게임섬의 위치를 추적하는 준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이같이 아쉬움과 답답함을 표했다. 준호 역을 맡은 위하준은 "준호가 시즌1 때 활약상도 있고 워낙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이라 평가가 나뉘는 건 당연하고 이해 간다. 저도 어떤 부분이 아쉬웠는지 알겠다. 그래도 감독님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저는 감독님의 주제가 준호로 표현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모든 회차가 공개된 '오징어 게임3'는 '오징어 게임3'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게임에 재참가한 성기훈(이정재 분)과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렸다. 시즌3 역시 93개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시즌1~2처럼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으나, 완성도를 놓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준호 캐릭터의 서사도 충분히 이해하기엔 분량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위하준을 만나 '오징어 게임3'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이 시즌2~3을 집필할 때 '지금의 사회는 더 안 좋아진 것 같다'고 돌이켜 보셨어요. 준호는 정말 발버둥 쳐요. 경찰의 도움을 받아서 게임섬과 형을 찾고 싶지만 아무한테도 도움을 못 받죠. 유일하게 도움을 준 박 선장마저도 나중에 알고 보면 스파이였어요. 계속 발버둥 치고 부딪치지만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요. 거기서 오는 상처와 허탈함, 허무함이 있죠. 준호는 지금 시대를 살아가며 비슷한 걸 느낄 사람들의 아픔, 상처를 보여주는 인물이에요. 그러한 사회를 표현하지 않았나 싶어요."

"저만의 전사를 만들었어요. 준호에게 형은 어릴 때부터 동경한 인물이고,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일 것이라 생각했죠. 부모를 향한 사랑보다 형을 향한 사랑이 더 컸을 겁니다. 형을 따라 경찰이 되기도 했죠. 시즌2에서도 준호는 기훈한테 '프론트맨 얼굴 봤냐'는 얘기를 안 해요. 형이 피해자일 수도 있고, 외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 일을 할 수도 있다는 의심이 있는 거죠. 형이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기훈이 프론트맨의 정체를 알고 복수심에 형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찾아 밝혀낼 건 밝혀내고 벌할 건 벌하고 싶은 거예요. 그 진실만큼은 듣고 싶다는 간절함을 담은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저도 처음 봤을 때는 '이걸 왜 준호에게 줬을까' 싶었어요. 준호는 시즌1 때부터 이 게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아이가 살아남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죽음이 있었는지 알죠. 456억이라는 돈은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으로 만들어진 돈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프론트맨 입장에선 그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가장 정의롭고 믿을 수 있는 사람한테 주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게 준호인 거고요. 그래서 돈과 아기를 준호한테 보낸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준호는 많은 이들의 죽음으로 만들어진 돈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못 썼을 것 같아요."

"오징어 게임'은 제가 참여한 큰 프로젝트 중 하나이고, 애써 이걸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어요. 제가 주인공이 되어 끌고 간 작품이 아니기도 하고요. 제겐 감사하고 상징적인 작품이에요. 저도 점점 저만의 대표작을 만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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