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오늘의 주우재'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오늘의 주우재' 캡처
가수 10CM(본명 권정열)의 '너에게 닿기를'이 세상에 공개된 지 15년 만에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업계서는 지금까지 안무에 갇혀있던 챌린지의 개념을 확장해 연예인들이 노래로 챌린지에 참여하게 만든 홍보 방식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10CM가 지난 3월 6일 발매한 '너에게 닿기를'이 멜론 TOP100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14일 오후 3시 기준, 이 곡은 멜론 TOP100 1위에 올랐다. 그룹 블랙핑크 제니, 지드래곤, 우즈 등 다른 쟁쟁한 아티스트들을 제친 성적이다.

10CM 팬들에게 이 곡의 1위 소식은 더욱 각별하다. '너에게 닿기를'은 10CM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처음 알린 계기가 된 곡이기 때문이다. 권정열에 따르면, 이 곡은 10CM가 무명이던 시절 젬베 하나를 사기 위해 녹음했던 J팝 번안곡이다. 원곡은 일본 애니메이션 '너에게 닿기를'의 삽입곡이다. 많은 사랑을 받아 15년 동안 무대에서 라이브를 꾸준히 펼쳐왔지만, 저작권 문제로 인해 정식 발매는 오랫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너에게 닿기를'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너에게 닿기를'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이 곡이 흥행하게 된 데에는 방송인 주우재의 역할이 매우 크다. 지난달 23일 주우재가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권정열의 곁에서 이 곡 후렴을 직접 커버한 숏폼 영상이 업로드한 게 계기가 됐다. 이 영상은 인스타그램에서만 95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주우재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 권정열과 함께한 전곡 커버 영상을 게재했고 구독자 수의 배가 넘는 268만 조회수를 달성했다. 댓글 반응 중에는 "주우재의 투박한 노래가 원곡의 시골 소년다움을 가장 잘 살렸다"는 평가도 있었다.

이 곡은 첫 숏폼 게재일인 지난달 23일까지는 멜론 TOP100 차트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다. 이후 매일 10계단씩 오르며 유튜브 영상이 게재된 지난달 30일에는 10위권 이내로 들어왔다. 이달 11일에는 처음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4일째 해당 차트 1위를 지키고 있다.

주우재뿐만 아니라 그룹 아이브 레이, 듀오 다비치 이해리, 그룹 보이넥스트도어 등 유명 가수들도 참여했다. 2023년 5월 '부동의 첫사랑'을 발매하면서부터 10CM는 싱어송라이터 특성상 춤으로 챌린지를 만들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티스트들의 커버를 공식 계정에 업로드하며 새로운 챌린지를 만들어냈다.
사진=듀오 다비치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듀오 다비치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10CM와 같은 CAM(씨에이엠위더스) 소속 아티스트인 듀오 다비치도 '그걸 사랑이라고 말하지마' 발매 당시 유사한 방식으로 곡을 홍보했다. 그룹 레드벨벳 웬디, 듀오 멜로망스 김민석, 로이킴, 이무진 등 가수와 송은이, 김숙 등 가수가 아닌 방송인들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다비치 공식 계정에 올렸다.

당시 다비치는 직접 챌린지에 참여하지는 않았고, 노래를 부르는 타 가수만 영상에 등장했다. 이번 10CM의 경우, 원곡자가 세션으로 함께한 데다 밴드 전체가 동원됐다는 점에서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체 무대를 담은 영상, 아티스트 포커스 영상, 10CM 포커스 영상을 별도로 제작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출을 늘렸다.
사진='너에게 닿기를'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너에게 닿기를'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업계서는 10CM, 다비치 등의 행보가 기존 챌린지의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기존에는 대부분 춤 중심의 챌린지가 주를 이뤘고, 음원은 원곡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유도하기 위해 타 아티스트의 곡을 짧게 커버해 챌린지와 유사하게 숏폼으로 공개한 적은 있었다. 한 아티스트가 타 아티스트의 곡을 커버하는 경우도 매우 흔했지만, 가수가 아닌 방송인들까지 섭외해 원곡자와 함께 챌린지 영상을 찍어 공개하는 일은 드물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꾸준히 싱어송라이터가 할 수 있는 챌린지를 만들기 위해 10CM가 들여온 노력과 주우재의 담백한 목소리가 더해져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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