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르세라핌/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그룹 르세라핌/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그룹 르세라핌이 '좋은 보컬 실력'이 필요한 곡을 들고 돌아왔다. 과거 이들을 둘러쌌던 '실력 논란'을 딛고 보란 듯이 인정받겠다는 것이다. 2010년대 K팝 특유의 '뽕'으로 가득한 이 곡에 대해 국내, 해외 팬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르세라핌이 14일 오후 1시 미니 5집 'HOT'(핫)을 발매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 곡 'HOT'은 그간 이들이 타이틀 곡으로 선보인 적 없던 서정적 멜로디가 특징이다. 이에 대해 허윤진은 기자 쇼케이스에서 "지금까지의 르세라핌과는 아주 다른 느낌이다. 새로운 도전을 해봤다"라며 "우리 메시지를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길을 택했다. 빈티지하고 레트로한 느낌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룹 르세라핌/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그룹 르세라핌/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일부 K팝 팬은 "그간 실력 논란으로 고충을 겪었던 이들이 한층 발전한 실력을 갖췄음을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HOT'의 후렴 부분에는 탄탄한 보컬과 풍부한 감수성 모두를 요구하는 스타일의 멜로디가 있다. 2010년대 K팝에서 주로 보이던 한국적인 멜로디, 즉 '뽕'이 가득한 멜로디다. 자칫 촌스러워지기 쉬운 구성이다. 음 간격이 넓어 도약하는 보컬에 힘이 필요하지만, 세련되지 않으면 매력 없게 느껴지기에 십상이다. 하지만 김채원과 허윤진은 이 후렴 부분에서 보컬의 강약 조절을 통해 곡 퀄리티를 잘 유지했다.

문제는 이런 곡의 구성이 호평만 받은 건 아니라는 점이다.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팬들에겐 호평받았지만, 서구권 팬들에겐 혹평을 불러일으켰다. 한 일본 팬은 "지금까지 나온 르세라핌의 곡 중 최고다. 발라드 같으면서도 중독적이다"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한 서구권 팬은 "이전까지 트렌디한 분위기를 잘 유지하다가 갑자기 왜 이런 곡을 가져왔는지 모르겠다. 르세라핌의 곡치고는 너무 부드럽다"고 비판했다.
사진=그룹 르세라핌 'HOT'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그룹 르세라핌 'HOT' 뮤직비디오 캡처
뮤직비디오 및 쇼케이스에서 보인 비주얼에 대한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이 르세라핌의 무대를 보고 "의상 코디네이터가 이번에 바뀐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좋다"라며 입을 모았을 정도다.

이들은 곡의 아련한 분위기를 잘 살리기 위해 색채가 강렬하지 않은 화장과 의상을 택했다. 지금까지 강렬한 곡의 분위기를 반영해 머리를 붉게 물들이고 다채로운 색깔의 옷을 소화했던 것과는 다르다. 옷을 손으로 치는 안무를 할 수 있게 하늘하늘한 재질의 소재를 옷 뒤로 길게 늘어뜨려 퍼포먼스의 효과를 높였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해외 팬덤과 국내 팬덤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다만 르세라핌의 이번 활동 목표 중 하나가 '빌보드 HOT 100 차트 3연속 입성'이라면 이번 콘셉트는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한 K팝 애호가는 "팝과 구별 되지 않은 K팝이 주류를 이루는 최근 상황에서 이처럼 진짜 'K팝'다운 곡도 때로 필요하다"고 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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