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방송된 SBS 스페셜 '바디멘터리-'살'에 관한 고백'은 K팝을 대표하는 여성 스타들의 생애를 통해 편향된 미의 기준이 그들에게 미친 영향을 조명하며, 전국 시청률 2.1%, 순간 최고 시청률 2.8%를 기록했다.
'바디멘터리-'살'에 관한 고백'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김완선, 한승연, 전효성, 소유, 화사가 출연해 몸의 아름다움에 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화려한 외모 뒤에 감춰왔던 그들의 솔직한 고백은 충격과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먹지 못하는 여자들', '키-120', '수치,심', '최저 몸무게', '나의 섭식장애', '딜레마'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된 바디멘터리는 불문율 같던 아이돌 외모 기준에 반했던 화사의 이야기로 시작했다. 개성 있는 외모로 자신감 넘쳤던 화사는 데뷔 초 겪었던 탈퇴 서명 운동을 회상하며 "아이돌의 숙명이지만, 특히 그때는 미의 기준이 타이트했던 것 같다"라며 씁쓸해했다.
외모 관리까지 일의 영역이라 여긴 한승연은 '미스터' 활동 당시를 돌아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배가 훤히 드러나는 로라이즈 팬츠와 짧은 상의를 소화하기 위해 물조차 아껴 마시며 몇 개월을 활동하다 보면 어느새 더욱 마른 모습이 되어 있었다고 했다.
![[종합] 전효성, 살 빼고 욕 먹었다…"폭식과 다이어트 반복, 50kg에 자괴감" ('바디멘터리')](https://img.tenasia.co.kr/photo/202412/BF.39060130.1.jpg)
극심한 몸매 관리 스트레스 속에서도 '키-120'(*키에서 몸무게를 뺐을 때 120이 되어야 한다는 가혹한 기준)은 피할 수 없었다. 마치 아이돌의 공식처럼 따라다니는 이 몸무게 계산법 때문에 숫자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다는 그들. 폭식과 급다이어트를 반복했다는 전효성은 50kg으로 활동했던 때를 떠올리며 "직업적 도리를 다하지 못한 느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그는 "3kg를 빼니 '이제 널 놓아줄게'라며 살 빼고 욕 먹는 연예인 1위가 됐다"고 말했다.
몸무게라는 '수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수치심'을 겪어야 했던 이 굴레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80년대 후반, 대중가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비디오형 가수' 시대를 연 김완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큰 교통사고로 하루아침에 4~5kg이 빠져 최저 몸무게를 기록했다는 그녀는, 가느다란 몸매가 좋은 반응을 얻자 15년간 그 체중을 유지했다. 아이스크림 몇 입 겨우 먹고 무대에 올랐던 그때를 '빛났던 만큼 배고팠던 시절'이라 회상했다.
2024년, 외모 품평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악플 읽기'처럼 자기 외모에 관한 악플을 읽어내는 시간도 가졌는데, 이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기까지 그들의 마음은 수없이 갈려야 했다. 특히 미의 압박을 노래 '마리아'에 담아낸 화사는, 자신의 노래로 용기를 얻었다는 팬들을 보며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기로 다짐했다고 했다.
거식증, 폭식증, 공황장애, 특발성 두드러기 등 최저 몸무게를 기록하며 각자의 시련을 겪은 김완선, 한승연, 전효성, 소유, 화사. 그들이 굴곡진 삶의 순간마다 놓쳤던 건 다름 아닌 '진짜 나'였다. 바닥을 치고 나서야 깨달은 진실을 전하고자 이 다큐멘터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0세 미만 여성 거식증 환자가 97.5% 증가했다. 이 시점에서 제작진은 한번쯤 우리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기준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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