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보통의 가족'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허진호 감독과 배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참석했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담은 서스펜스.
원작 소설인 헤르만 코흐의 '더 디너'와 차별점에 대해 허 감독은 "이 소설이 영화로도 4번째인 것 같다. 그만큼 영화 감독들이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있다"며 "한국 사회와 제가 사람에 대해 궁금해했던 것들, 이런 것들이 담겨 있었다. 한국으로 가져오면서 한국적 요소가 들어가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적 요소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가진 질문들, 문제점들이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아이들의 문제가 이 영화 속 사건의 가장 큰 모티브다. 교육, 빈부, 상류층의 책임감과 같은 부분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담았다"라고 전했다.

설경구는 캐릭터에 대해 "냉철하고 이상이 지배하는 인간이다. 물질적인 풍요가 가족을 보호해준다고 생각한다. 살인범의 변호도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해 변호하는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변호사 역할을 이전에도 해본적 있는 설경구는 "이번에는 변호사의 업무보다는 극 중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설경구는 "감독님은 현장에서 즐거웠다고 하지만 저는 네 명의 배우가 모일 때 긴장했다. 예전 같으면 필름 하나에 다 담기지 못할 만큼 길게 찍었다. 긴장하지 않으면 놓치게 된다. 호흡들이 중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피 튀기는 액션은 없지만 구강 액션이라고 할 수 있다. 저는 구강 액션보다 더 강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들, 딸이 있는 장동건은 "연기할 때 '나라면 어떨까' 생각하는데, 실제 아이가 있으니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되더라. 하기 싫은 상상을 하며서 연기해야 해서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오랜만에 영화 복귀인 장동건은 "영화가 공개되는 시점을 따지면 6년 만이더라. 떨리고 긴장된다. 한편으로는 설레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을 들고 여러분께 나오게 됐다. 설렘 반 걱정 반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현은 자기관리에 철저한 지수로 분했다. 나이차가 많은 재완과 재혼, 동서 연경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은근한 비웃음의 대상이 되곤 한다.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본 후에는 상황을 냉철하게 지켜본다. 수현은 "어떤 면에서는 순수하게 자기 생각을 펼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수현은 할리우드 작품, 국내 시리즈물에 다수 출연했지만 한국 영화로는 '보통의 가족'이 처음이라고. 축하 인사에 수현은 "감사하다"며 웃었다. 수현은 "예전에 한국 영화를 할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내게 맞지 않은 옷 같은 역할이어서 인연이 안 됐다. 지수는 제가 엄마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도 했고, 허 감독님은 버킷리스트처럼 제 꿈의 감독님이다.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여운이 남는 감독님의 작품들, 그 속에 아이코닉한 여성 캐릭터들이 매력있었다. 이렇게 인연이 돼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장동건은 "사적으로 알고 지낸지는 오래됐는데 작품은 처음 같이하게 됐다. 예전부터 배우로서 형으로서 좋아했다"고 화답했다. 이어 "제가 술을 많이 마시진 못하는데, 한번은 모임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잠깐 잠이 든 적이 있었다. 일어나보니 경구 형 무릎 위에서 자고 있더라. 사람들이 시간이 꽤 오래됐다고 하더라. 그걸 묵묵히 참은 거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번에 형제 역할을 한다고 해서 기뻤다. 실제 촬영 때도 연기를 주고받으며 많은 걸 느꼈다. 이 형이 왜 대배우가 됐는지 체감했다"고 칭찬했다.

수현은 이번 촬영 현장에 대해 "외국 촬영 현장 같기도 했다. 리허설을 많이 했다. 처음 설경구 선배님을 본 날 물만 마시면서 7시간을 앉아있었다. 그런데 지루할 틈이 없었다. 질문을 계속 던지더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허 감독에 대해 "배우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김희애는 "'이 영화 밥 세 번 먹으면 끝나네' 그랬는데 (감독님이) 하나하나 그냥 넘어가는 게 없다. 손 터치를 다 하고 지나갔다. 의미 없는 게 없었다"고 거들었다.
허 감독은 "'나는 이러지 않을거야'라던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여주는 이야기다. 배우들이 억지스럽지 않고 캐릭터들이 가졌던 신념을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현장에서 네 명의 배우들이 보여주는 앙상블을 느꼈고 저도 관객이 된 것 같았다"고 칭찬했다.

김희애는 "'보통의 가족'을 찍으며 '찐 작품을 하는 구나', '진하게 연기 해보는구나'했다. 해외 영화제에서도 호평 받았다고 들었다. 그런 영화를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게 돼서 기쁘다"고 전했다. 수현은 "디너 테이블에 앉아서 얘기를 나눈다는 게 긴장감이 잔잔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면 그럴 틈이 없는 영화"라고 자신했다.
'보통의 가족'은 오는 10월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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