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올 여름 코미디가 극장가에서 활약이 도드라진다. 영화 '핸섬가이즈'가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긴 데 이어 '파일럿'도 개봉 5일 만에 174만 관객을 돌파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 어려운 영화보다는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선택받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 극장가는 자본력이 많이 들어가고 흥행이 보증된 이른바 '텐트폴' 영화 대신 개성이 뚜렷한 코미디 영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파일럿'은 누적 관객 수는 174만 4471명을 기록했다. 이는 개봉 첫 주 만에 달성한 수치로, 지난 일요일인 4일에는 2위인 '슈퍼배드4'와 일 관객 수가 31만 명 이상 차이 났다. 현재 예매율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파일럿'의 손익분기점은 200~220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개봉 2주차에 손익분기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여장한 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 주인공 조정석은 웃음 타율이 높기로 손꼽히는 배우. 능청스럽게 펼치는 노련한 코믹 연기가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웃음을 끌어낸다. 조정석은 여장을 위해 7kg을 감량하고 치마, 하이힐, 긴머리 가발까지 소화했다.

'핸섬가이즈'의 성공 비결은 호러(오컬트)와 코미디를 적절히 버무렸다는 점이다. 두 장르의 절묘한 결합은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연쇄적으로 벌어지는 황당무계한 상황들, 엉뚱한 극 중 인물들. 관객들은 '대환장 파티' 영화에 살벌한 장면인데도 웃음이 터져나오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주인공 이성민과 이희준의 노련한 슬랩스틱 코미디 연기도 자칫 사방으로 튈 수 있는 이야기를 잡아줬다.

세 작품은 모두 휘황찬란하거나 아주 무게감 있는 영화는 아니라는 것이 공통점. 여름 영화 시장에서 블록버스터급 작품이 주요했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경쾌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에 관객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운 여름 날을 고민, 생각 없이 시원하고 편히 보낼 수 있는 코미디가 여름 시장의 대세로 거듭나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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