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경기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 문화홀에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독.보.적. 손예진'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 및 커팅식이 진행됐다.
손예진은 특별전 주인공으로 선정된 소감으로 "선배님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특별전을 해도 되는 배우인가. 그런데 새각해보니 나이가 많이 먹었더라.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특별전 배우로 선정됐다는 것이 감개무량하고 영광이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처음 시작할 때 배우, 연기자 이런 통칭이 있는데, 저는 연기가 하고 싶었다. 연기를 하고 싶은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 연기를 하면서 배우라는 말이 멋있고 나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다. 누구에게나 배우라는 말을 할 수 있지만 연기자, 배우라고 했을 때 뭔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배우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다"며 연기를 시작할 당시를 회상했다.

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 몸부림쳤다고 얘기했던 손예진. 그는 "20대 때 시작했을 때 당시 여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가 한정적이었던 것 같다. '연애소설', '클래식', '내 머리속의 지우개' 같은 슬프고 가련한 느낌의 작품들이 많았다. 그 이미지로만 국한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계속했다. 그래서 이전과 다른 캐릭터를 욕심냈다. 한계를 정하고 싶지 않았다.
자극적으로 몸부림쳤다고 얘기했지만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손예진은 "결혼, 출산은 너무 다른 세계다. 아이를 낳고 2년 가까이 키우면서 너무 행복한 것은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 전에는 일이 제 전부였다. 그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저와 일을 따로 분리하지 못했다. 요즘은 아주 단순하게 아이가 이유식을 한 끼만 잘 먹어도 너무 행복하다. 하루를 잘 이겨냈고, 오늘 하루 무사히 끝난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가치관도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육아는 힘든 일이지만 그 만큼 다른 세상의 행복을 느끼고 있다. 저는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손예진은 "너무 열심히 일한 것 같다. 앞으로도 열심히 일할 거다. 하지만 스스로를 다치게 하고 너무 채찍질하면서 일하고 싶진 않다. 조금 더 넓고 여유롭게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함께한 정지영 감독 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손예진이 우선 예쁘지 않나. 예쁘면 배우 되는 데 유리하다. 관객들이 예쁜 연기자를 좋아한다. 신인일 때 예쁘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를 못하면 '아깝다'라는 말을 한다. '얼굴 예쁘니까 연기자 했겠지' 그런다. 상당히 힘든 게 예쁜 연기자다. 그걸 극복하면 손예진 씨 같은 연기자가 되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손예진의 20대는 청순하고 눈부신 미모로 '리즈 시절'로 꼽힌다. 손예진은 "이런 눈빛, 표정, 모습이었구나 싶다. 지금은 다시는 그 눈빛과 모습을 할 수 없다. 20대 초반의 풋풋한 모습. 이때 예뻤던 걸 왜 즐기지 못했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 더 중요한 건 사실이 아름답게 나이 들고 싶다는 것이다"라며 "누구나 20대 때는 자신들만의 리즈를 갖고 있다. 그것은 절대 영원할 수 없다. 그때를 즐기고 이제 나이가 들어서 나의 모습에 나를 책임질 수 있는 얼굴을 갖고 싶다. 그게 사실은 더 어렵고, 제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손예진은 영화와 후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손예진은 "영화는 언제나 제게 고향 같은 곳이다. 요즘은 OTT도 나오고 많이 발달했는데, 상대적으로 영화가 도약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도 극장을 많이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배우로서 좋은 작품을 관객들에게 많이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거창한 건 없다. 오래 힘들다가 연기하게 되고 빛을 발하는 분들이 꽤 많으시지 않나. '꿈이라면 끝까지 한 번쯤은 해보자,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이런 얘기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손예진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열의도 드러냈다. 손예진은 "한 작품마다 100m 달리기였던 것 같다. 그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제 배우 인생을 조금 더 길게 보고 싶다. '이 작품이 안 되면 어떡하지' 이런 스트레스가 많았다. 책임감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작품만 해야지 하면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횟수가 줄 것이다. 영화가 잘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최대한 다양하게 자주 길게 연기하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여러분 곁에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거창한 생각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제 얼굴에 책임지고 싶다. 제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그 나이에 맞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2017년부터 한국 영화의 현재를 이끄는 동시대 대표 배우를 선정해 '배우 특별전'을 진행해 오고 있다. 전도연, 정우성, 김혜수, 설경구, 최민식에 이어 올해는 손예진이 선정됐다. '독.보.적. 손예진'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배우 기념 책자 발간 및 메가 토크와 사진전 등 행사를 통해 손예진의 23년 연기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4일 개막해 오는 14일까지 열린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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