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전소니 인터뷰

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난 전소니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이하 '기생수')에서 가정 폭력 피해자 역할을 연기하며 느낀 고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기생수'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 생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감독에 등극한 연상호의 신작이다. 전소니는 극중 기생수 '하이디'와 기묘한 공생을 하게 되는 수인 역을 맡아 두 개의 인격을 오가는 열연을 펼쳤다.

이어 "글로벌로 릴리즈 되는 작품도 처음이라, 해외에 사는 친구들에게도 연락이 오더라. 반응이 좋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너무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전소니는 '기생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내가 안 해봤던 장르나 캐릭터를 만나면 욕심이 난다. 이런 식의 연기를 한 적이 없었고, 연상호 감독님이 그려낼 나의 모습이 너무 궁금했다. '기생수'라는 작품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도 욕심이 났다"며 "감독님이 제안을 줬다. 내가 출연한 독립 영화를 보고 언젠가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더라. 이미지적인 부분에서 가져오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고 최근에서야 말해줬다"고 밝혔다.

하이디의 목소리 톤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전소니는 "불편한 목소리였으면 했다. 과하게 친절한 안내용톤이나,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같은 부분이라던가. 불편한 톤들을 생각해서 들려줬는데, 좀더 크게 봤을 때 기생 생물로 등장하는 게 나만이 아니지 않나. 기생 생물간의 공통점을 가져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결국 감독님이 정해준 대로 연습을 하고 따라갔다"고 설명했다.
"감독님이 목소리는 최대한 낮은 소리를 내달라고 했어요. 말투의 리듬같은 거는 다른 기생생물들의 모니터를 보고 거기서 많이 가져왔습니다."

이어 "연기하는 게 어렵다기 보다 뭐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컸다. 내가 하고 있는 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게 두렵긴 했는데, 부끄러움처럼 처음에 크게 왔다가 금방 지워졌다. 오히려 궁금하고 기대되는 쪽으로 갔다. 촬영하는 동안 모호했다는 부분은 없다. 재밌게 했다"고 덧붙였다.
CG 작업이 많은 현장이었지만, 생각만큼 지치는 현장은 아니었다. 전소니는 "연상호 감독님이 시각적인 준비를 많이 해오신다. 스케일이 큰 액션 장면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CG 영상으로 만들어오셨다. 컷편집이 다 되어 있었다. 그림이 확고하게 있으니까 그걸 만들어가는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리지는 않았다. 의미 없이 지치는 일이 없었다. 탄탄하게 준비된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까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았다"고 감사를 표했다.
"제가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게 해주니 오히려 충전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지치지 않는 현장이었습니다. 그림이 분명하신 감독님의 디렉팅을 받는게 이런 재미라는 걸 느꼈죠."

전소니는 함께 호흡을 맞춘 구교환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하이디 연기를 처음 할때는 조금 막막했다. 구교환 선배님한테 친하지도 않은데 전화해서 걱정이 된다고 하니까 촌철살인 같은 조언을 해주셨다. 감독님이 잡아줄 타이밍이 언제인 줄 알고 계시니 디렉팅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알아서 해주실거라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마음 놓고 편해질 수 있는 현장이라고 말해줬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이어 "사람들 앞에서 실패하는 모습을 안보이는 것보다, 여러 시도를 해서 테이크를 남겨 여러 가지 길을 열어주는 게 똑똑한 배우라는 생각을 구교환 선배를 보면서 배웠다"고 덧붙였다.

"스토리가 진행되려면 수인이가 그레이팀과 붙어있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시즌2로 가게 된다면 수인이가 신이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본으로 봤을 때 신이치가 등장하고 손을 보여주는거로 끝나는 거에서 짜릿함을 느꼈거든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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