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웰컴투 삼달리' 왕경태 역, 이재원 인터뷰

각각의 개성 넘치는 매력을 지닌 '독수리 오형제' 중에서도 왕경태는 어린 시절 한번쯤은 마주했을, 그런 친근하고 편안한 친구였다. 눈치 없는 오지라퍼지만 또 미워할 수는 없게 친구들을 사랑하는 그런 모습들이 말이다. 초반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습들이 존재하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왕경태가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까닭은 배우 이재원의 공감 가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연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런 친구가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입체적으로 표현한 왕경태는 그렇기에 제주 삼달리에서 조삼달이 다시 설 수 있는 하나의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극 중에서 왕경태는 눈치 없는 오지라퍼 같기도,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고, 우정을 위해서라면 못 할 것이 없는 캐릭터다. 그래서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순수한 느낌마저 든다. 왕경태를 구현하기 위해 집중한 지점에 관해 묻자 "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 것 같다. 왕경태는 친구들에게 진심이고, 그것이 삼달리 안에서 그려지는 중요한 뿌리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래 배우들도 많지만, 현장에서 김미경, 유오성, 백현주 등의 선배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많이 배웠다는 이재원은 "유오성 선배님은 독보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 강인한 아버지인데, 속으로는 사랑했던 부인을 잊지 못하는 것이지 않나. 고미자를 미워하는데, 결국에는 또 사랑하는 아들 때문에 내려놓는 모습이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백현주 선배님은 원래 엄청나게 차분하신 분이다. 그런데 경태 엄마의 까랑까랑하고 눈치 없는 모습을 그려낸 것이 놀라웠다. 김미경 선배님은 굉장히 엄하고 단단해 보이시는데 언젠가는 꼭 한번 안아드리고 싶은 단단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13, 14부 보면서 마음이 너무 뭉클하더라"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조삼달 역의 배우 신혜선과는 SBS '푸른 바다의 전설' tvN '철인왕후'에 이어서 또다시 호흡을 맞췄다.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신혜선의 오빠로, '철인왕후'에서는 홍별감과 철인왕후로, 이번에는 오랜 친구로 만났다. 이재원은 "초반에 혜선이가 울면서 '너네가 그러고도 친구냐'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모두가 오케이였는데, 다시 한번 하고 싶다고 요청하더라. 그때 스스로 '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미 연기력도 인정받았고 많이 이루지 않았나. 이 친구는 정말 작품을 즐기는 것 같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왕경태에게 '독수리 오형제'는 어떤 의미였을 것 같냐고 묻자 이재원은 "힘들거나 아주 좋거나 나한테는 익숙하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빨리 공유하고 친구였을 것 같다. 이런 친구를 한 명 만들기도 어렵다고 하는데, 경태한테는 네 명이나 있는 거다. 어릴 때부터 독수리 오형제를 따라 하다 보니, 우리는 5명이라는 것이 생긴 것 같다. 누구 하나라도 이탈되면 빠진 느낌? 물론 경태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생각했기에 다시 모였을 때, 기쁨이 배가 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다"라고 답변했다.

지난 24일 MBC '라디오 스타'에 나와서 출연한 이재원. 평소에도 남들을 웃기거나 재밌는 성격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지 묻자 "라디오스타는 아예 판을 깔아주지 않나. 쉽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재밌게 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나.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평상시에는 이야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신나서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기는 한데, 어렵더라"라고 답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섭외가 들어오면 참여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 소화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2008년 영화 '강철중: 공공의 적 1-1'로 데뷔해서 벌써 15년 차를 맞이한 이재원은 "그동안 잘 버틴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힘든 순간들이 많았지만 연기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스스로 잘할 수 있다고 계속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 뭔가 안 풀린다고 스트레스받지 말고. 돌아봐도 그랬던 것 같다. 작품을 하면서 매번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는 것도 너무 재밌는 것 같다. 그만큼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게 연기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라고 언급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