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버 사이즈의 검정색 점퍼를 벗은 배우 아이유는 색조 없는 깨끗한 얼굴에 베이지색 니트를 입고 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았다. 목소리가 조금 잠겨 있었지만 "컨디션은 매우 좋은 상태"라며 미소 지었다.
아이유는 지난달 20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 인터뷰에 나섰다.
이날 아이유는 4년 전 촬영 완료된 '드림'에 대한 기억을 짚으며 기자의 질문에 성의껏 답했다. 아이유가 열정 없는 다큐멘터리 PD 소민으로 분한 '드림'은 집 없는 오합지졸 홈리스들이 홈리스 월드컵 출전을 위해 국가대표 출신 감독 홍대(박서준 분)과 경기를 치러가는 과정을 그린다. 대한민국이 처음 출전했던 2010년 홈리스 월드컵 실화를 각색했다.

호흡을 맞췄던 배우 박서준과는 촬영 때만해도 많이 친해지지 못했다고 했다. 아이유는 박서준에 대해 딱 영화 속 캐릭터 만큼의 친밀도를 가졌다고. 촬영 당시에는 친해지지 못했다가 4년이 흐른 최근 프로모션을 위해 다시 모이게 되면서 많이 가까워졌다.
아이유는 "박서준과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았었는데, 촬영할 때 그런 긴장감이 도움이 됐던 거 같다"며 "박서준과 함께 촬영한 모든 장면에서 제가 덕을 많이 봤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잘 맞춰주셨다"고 돌아봤다.
"박서준 배우의 리액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매 신마다 감탄했던 기억이 나요. 분량이 저보다 훨씬 많기도 하고, 힘든 것도 많았을 텐데. 뭐랄까, 말씀을 많이 하신다기보다 그냥 건강한 기운을 평소에 유지하고 계시더라고요.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병헌 감독에 대해서는 아직 친해지지 못했다며 웃었다. 촬영할 때 외에는 개인적인 대화는 많지 않았다고.

아이유는 이 감독에 대해 "감독님 작품이 코미디지만 어떤 시니컬함이 있지 않나. 감독님 성격 자체가 그런 거 같다"며 미소 지었다.

"10대 때는 이제 막 시작이어서 갈피를 저도 잡지 못하고 지나갔던 거 같아요. 20대 때는 훨씬 음악적으로 성장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나 메시지를 음악에 담아서 프로듀싱하기도 했죠. 그리고 연기도 시작했고요. 30대요? 글쎄요. 어떻게 될지 모르죠."
지난 시간 많은 것들을 이뤘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많은 아이유다. "어떻게 될지 모르죠"라는 말에서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기대감이 잔뜩 묻어 있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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