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파우스트' 그레첸 역 원진아 인터뷰

3월 31일 개막한 '파우스트'는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희곡을 재해석한 연극이다. 완벽하지 않은 파우스트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불완전한 삶에 대한 방향성과 영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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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겠다고 한 뒤에 '어쩌자고 내가 이 결정을 했을까'라는 불안감이 생겼다. 설 연휴 지나고 첫 연습이었다. 그래서 연휴를 불안하게 보냈다. 첫 연습에 저의 바닥을 봤다. 내 목소리가 이렇게 작았구나 싶더라. 제가 어디 가서 목소리 작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몸이 움츠러들고, 연기를 처음 하는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날부터 2~3주간은 제 밑바닥을 보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나의 바닥을 끝까지 보고, 뭘 고쳐야 할지 찾아내야겠다는 생각에 처절하게 연습했다. 첫날 리딩하고 느낀 나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의 바닥은 없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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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아는 "객석에서 박수 치는 관객을 보면 감사한 마음과 죄책감이 동시에 든다. '과연 이거보다 더 잘할 수 있는 공연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부족함을 채워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라는 생각한다. 공연을 여러 번 보시는 분이 많으시더라. 최소한 오늘 공연을 보고 또 보러 오는 분이 계신다면 오늘보다 큰 실망감은 안기지 말아야겠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두려움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또한 "아직 공연 중이지만, '파우스트'를 통해 얻은 수확이 있다면 내가 연기를 계속해도 되는 사람인가,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다. 책임감은 커지는데 내가 해내는 게 부족한 게 쌓여서 힘들었다. 아예 무(無)에서 시작했다. 내 몸에 하루하루 쌓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으로 만족감이 채워졌다. 생각을 달리하면 연기하면서 성장 포인트를 찾으면 행복하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연기를 오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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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원진아가 출연한 연극 '파우스트'는 오는 4월 29일까지 공연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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