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손태진에게 심수봉은 이모할머니. 심수봉은 외조카 손자인 손태진에 "연락을 일부러 안 했다"고 했지만 방송에 함께 출연하며 대놓고 애정을 드러냈다. 심수봉의 예능 출연은 무려 44년 만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최초 출연이다. 가족을 위해 신비주의도 벗어던진 심수봉이었다.
손태진을 포함한 다른 트롯맨들에게 심사위원으로서 아낌없는 조언을 펼치기도 했다. 참가자들의 무대를 감상하고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차분하고 조용할 것 같았던 이미지와는 달리 심수봉은 털털하고 호탕한 모습으로 남다른 예능감을 뽐냈다.
손태진은 무대에 앞서 “나는 이번 미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모할머님(심수봉) 앞에서 처음 노래를 부르는 거다. 처음 부르는데 그 곡이 이모할머니 노래”라고 털어놨다.
2라운드 개인전에서 역시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를 선곡했다. 이를 본 원곡자 심수봉은 "노래를 정석적으로 잘 불러주었다"라고 칭찬했다.
그렇기에 이번 '혈연 밀어주기' 의혹이 더욱 아쉽다. 출중한 실력에 훈훈한 외모를 갖춘 손태진이지만 '심수봉 손자'라는 꼬리표가 붙어버렸다. 심수봉 덕에 이름이 더 알려졌지만 오히려 심수봉 때문에 빛바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심수봉 손자' 꼬리표로 우승의 왕관을 차지하더라도 진심으로 축하받기엔 다소 찝찝한 상황이다. 혹여라도 그가 '제1대 트롯맨'에 선정되었을 때 손태진에게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산더미다. 황영웅 대체자가 아니라는 점, 심수봉의 후광이 아니라는 점을 계속해서 증명해 보여야 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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