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사' 주연 이보영 "높은 시청률에 '깜짝'"
"고아인의 독설에 대리만족"
"손나은·조성하와 재밌게 촬영"
"무서웠던 촬영장, 이젠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
"고아인의 독설에 대리만족"
"손나은·조성하와 재밌게 촬영"
"무서웠던 촬영장, 이젠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해"

지난 2월 26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의 주인공 이보영의 시청자들의 사랑과 성원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대행사'는 광고대행사가 있는 VC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보영 분)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보영은 VC그룹 카피라이터로 입사해 최초로 여성 임원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고아인을 연기했다. 이보영은 "처음에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이 드라마가 젠더 이슈나 젠더 갈등 구도로 두드러지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사람이 성장해가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성 대 여성의 구도는 아니길 바랐다"고 말했다.
"저는 고아인과 공통점이 없어요. 그렇게 강박적으로 살고 싶진 않아요. 약한데 센 척하고 겉으로 포장하는 사람이 못 돼요. 하하. 아인이 항상 불쌍하고 안쓰러웠어요. 특히 불 꺼진 적막한 집에 혼자 들어가는 장면은 찍으면서도 싫더라고요. 공통점을 찾자면 외모가 닮았죠. 하하."

"찍으면서도 감독님한테 '상상으로 만들어진 대본이 아니라 진짜 이렇게 해야 승진하는 거예요?'라고 물어봤죠. 저는 이렇게 정치질하는 것도 잘 이해가 안 됐어요. 실제로도 그러냐고 물어봤죠. 조직 생활을 할 때 사람들이 아인이처럼 이렇게 내지르면서는 못할 거 같아요. 그래서 누군가에겐 판타지 같은, 아인이가 질러주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나는 머릿속으로만 했던 말을 아인이는 입 밖으로 내뱉어주니 시원한 거죠.. 저는 찍으면서 '회사 다니기 정말 힘들구나', '하루하루 전쟁터가 맞구나' 생각했죠. 제 사회생활도 힘든데 조직 생활도 힘들구나 했죠."

"저희 스타일리스트와 스태프들과 저는 10년 넘게 일했어요. 대본 본 다음에 저는 맡기는 편이에요. 저는 잘 모르는 분야고 그분들이 전문가잖아요. 드라마 '마인' 때 스타일링도 좋았다고들 하셨는데 그땐 값비싼 옷이 많아서 사기 어렵잖아요. 이번에는 좀 더 접근하기 쉬웠던 오피스룩이라 더 관심 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이보영은 조성하, 손나은과도 즐겁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화기애애했던 촬영 현장에 이보영은 "드라마의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이렇게 재밌게 찍었으면 된 거 아니냐 그랬다.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성하 선배님은 악역인데 미워 보이지 않더라고요. 미우면 그 사람이 보기 싫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아요. 또 저는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각자 위치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다른 거죠. 나은씨와 찍을 때도 재밌게 찍었어요."

"어릴 때는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고, 현장 가기 무서운 때도 있었고, 잘 못하니 겁나는 때도 있었어요. 이 일이 나와 맞나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죠. 생각해보면 순탄하지만은 않았어요. 멘탈이 흔들린 정도가 아니라 정신이 탈탈 털려서 내가 뭘 하고 사는지도 몰랐어요. 넋이 나가 있었죠. 나의 길이 아닌가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요즘 생각해보면 제가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거 같아요. 연기를 못해서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현장에 있는데, 현장의 그 공기가 좋더라고요. 살아있는 것 같았죠. 추워서 차에서 나가기 싫고 감독님께 혼날까봐 나가기 싫고 그랬는데, 현장 나가서 내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더라고요. 어느 순간 나 자신에게 '잘 버티고 있다'고 칭찬하게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잘 버티자 느껴요."

"연애할 때였는데 오빠(지성)를 만나서 작품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었어요. 저는 현장 가는 게 무섭고 어떻게 연기할지 모르는 사람인데, 이 사람은 너무 신나하는 거죠. 신나서 대본을 읽고 대본에 뭔가를 빽빽하게 써놨더라고요. 저는 준비해가도 카메라 앞에서 몸이 안 풀려서 버벅거리는데 '이 사람은 어떻게 저러지?' 신기했어요. 옆에서 관찰하면서 저도 변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나도 저렇게 일이 재밌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지성과 사이에서 2015년생 딸, 2019년생 아들이 있는 이보영. 그는 "지금은 아이들이 8살, 4살이다.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대본에 몰입해서 본다. 그런 기술이 느는 것 같다"면서도 "아이들이 너무 빨리 큰다. 천천히 컸으면 좋겠다"며 배우이자 엄마로서 모습을 드러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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