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일인 이날 오후가 돼서야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이 많아졌다. 고 강수연의 6촌 동생이자 배우 김석훈을 비롯해 유해진, 김민종, 이연희, 양동근, 장혜진, 김보성, 강우석 감독, 김의석 감독, 양익준 감독, 김초희 감독 등이 방문했다. 또한 이창동 감독, 문성근, 이명세 감독, 시인이자 전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도 함께했다.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의 표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슬픔에 잠겨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아프게 할 정도.

빈소에는 여전히 그녀의 타계를 슬퍼하는 조화들이 가득했다. 배우 안성기, 박중훈, 송강호, 박찬욱 감독, 이준익 감독 등이 보낸 조화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김부겸 국무총리,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이들의 이름으로 된 조화가 자리했다.

이어 "강수연 씨가 그때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위원장을 했었다. 행사장에서 수연 씨가 '선배님 좋아하는 영화 일을 하면서 미국에서 고생하지 말고 한국에서 사세요'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한지일은 "수연 씨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충격을 받았지만 달려갔다. 좋아하는 영화 일을 하면서 살자고 했는데"라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수연 씨는 워낙 당찬 여배우였다. 이렇게 갑자기 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후 3시께 김보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보성은 "(고 강수연은) 한국 영화계를 발전시킨 한국 역사상 영화배우 최고의 여배우였다"며 "갑자기 이렇게 돼 사실 믿어지지 않는다. 한국 영화 배우 사상 한국 영화를 발전시킨 최고의 의리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 경황이 없다. 결혼도 하시고, 남편과 자식도 없이 가시니까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도종환 전 정관은 "배우로서 훌륭했고, 별 같은 존재"였다며 "이렇게 세상을 뜨니 놀랍고 황망하고 참으로 슬프다. 한국 영화 진흥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었다. 남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편안히 안식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강수연이었지만, 5월 7일 오후 3시께 끝내 별이 되고 말았다. 고 강수연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영화인장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이 맡는다. 고문은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숙,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이 맡는다.

1966년생인 강수연은 4살 때부터 동양 방송 전속 아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1975년 영화 '핏줄'을 시작으로 '고래사냥2', '씨받이', '연산군', '감자', '아제 아제 바라아제', '그대 안의 블루', '써클', '한반도', '주리' 등에 출연했다.

강수연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13년 영화 '주리' 이후로 연기 활동을 멈췄다. 연상호 감독 연출작이자 올해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정이'로 컴백을 앞두고 있었다. '정이'가 그의 유작이 됐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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