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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매니저 갑질 논란' 곤혹, 결국 사과
불씨 꺼지기도 전 신현준 매니저 '갑질' 폭로
김서형도 소속사와 갈등
이순재-신현준-김서형./ 사진=텐아시아DB
이순재-신현준-김서형./ 사진=텐아시아DB
한솥밥을 먹었던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될 줄이야.

연예계에서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배우와 매니저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매니저들이 등장하면서 연예계가 떠들썩하다.

지난달 원로 배우 이순재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순재와 함께 일했던 전 매니저 김씨가 SBS '뉴스8'를 통해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 김씨에 따르면 두 달 근무하는 동안 주당 평균 55시간을 일했고, 추가 수당도 받지 못했다. 특히 쓰레기 분리수거부터 생수통 운반, 신발 수선 등 '허드렛일'까지 도맡았다고 . 김씨는 이순재의 부인이 자신을 머슴 수준으로 부리며 노동을 착취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안겼다. 또한 이순재에게 4대 보험 가입과 관련해 이야기 했다는 이유로 회사 대표에게 질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팬들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평소 인자하고, 그 누구보다 배우로서 열정이 강해 존경의 대상이던 이순재와 관련해 이러한 폭로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 힘든 일이었다. 이순재 앞에 '갑질'이라는 단어 자체는 그저 놀라움일 뿐이었다.

최초 이순재 측은 "편파 보도"라며 '뉴스 8'에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이순재는 한 매체와 직접 인터뷰 했다. 그는 "요즘 같은 세상에 매니저를 머슴처럼 부린다는 게 말이 돼나"라고 호소했다. 이어 "할머니(아내)가 전 매니저에게 3번 정도 사적인 일을 부탁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할머니에게 주의를 줬고, 매니저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4대보험, 임금 문제 등도 학원에 이야기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순재는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사과하겠지만 부풀려진 부분은 7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나 매니저의 추가 폭로 등 논란이 이어지자 이순재는 결국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말을 번복하고, 입장문을 통해 사과했다.

이순재는 "자신에게 철저하고 타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오랜 제 원칙을 망각한 부덕의 소치였음을 겸허히 인정한다"며 "가족의 일과 업무가 구분되지 않은 것은 잘못됐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앞으로 들어올 매니저에게는 어떤 업무형태이든 불문하고 무조건 4대 보험을 처리해달라고 소속사 대표에게도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일을 통해 저도 함께 일하는 매니저들, 업계 관계자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잘 알게 됐다"며 "앞으로 남은 삶 동안 제가 몸담고 있는 업계 종사자들의 권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약속했다.
[이슈시계] '배우 vs 매니저' 폭로 또 폭로, 갑질 논란 '릴레이'
이순재의 '갑질 논란'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배우 신현준의 갑질 의혹도 불거졌다. 지난 7월 9일 신현준의 전 매니저 김씨가 "13년 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수익 배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폭로해 이목이 집중됐다.

김씨는 신현준 가족의 잔심부름까지 해야 했다고 주장했고, 신현준의 거친 언어가 담긴 문자 메시지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신현준은 전 매니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신현준 측에 따르면 전 매니저와는 동갑으로, 친한 친구 사이다. 사적인 사이에서 나눈 일상적인 대화를 악의적으로 편집해 공개했다는 것. 또한 김씨 가족 중 몸이 아픈 분을 위해 개별적인 도움을 주는 등 단순히 배우와 매니저 관계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신현준 측은 "거짓투성이인 김씨는 물론, 그가 제공하는 허위 사실에 뇌동해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법적인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전 매니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신현준이 프로포폴을 투약 했다고 폭로하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고발장에서 "신현준이 강남구의 한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으며 프로포폴을 과다 투약한 정황으로, 2010년 당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다. 이후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조사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신현준 측은 "당시 검찰에 '정당한 치료 목적'임을 인정 받고 종결된 사안"이라며 "이후 10년 동안 프로포폴과 관련해 소환을 요청받거나, 재조사를 받은 일이 없었다. 지나친 흠집내기"라고 해명했다.

사건을 접수한 강남경찰서 측은 사실관계 확인과 공소시효 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논란이 점점 커지자 신현준은 지난 15일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1회 만에 자진 하차했다. 신현준은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제가 주님을 가장 필요로 했던 시기에 주님께서 왜 저를 버리셨는지 모르겠다"며 현재의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17일 오후 방송되는 KBS 생방송 '연중 라이브'에서는 신현준의 전매니저 김씨를 심층 취재, 해당 사건을 밝힌 이유와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가 밝혀질 예정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슈돌'에 출연하자마자 자진 하차한 신현준./ 사진=KBS 방송화면
'슈돌'에 출연하자마자 자진 하차한 신현준./ 사진=KBS 방송화면
배우 김서형도 매니저와의 문제로, 몸 담았던 소속사 마다픽쳐스와 갈등을 겪고 있다. 김서형은 최근 법원에 마디픽쳐스를 상대로 전속 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김서형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마디픽쳐스 쪽에서 제3자에게 나와의 신뢰관계가 깨질만한 이야기를 했다"라며 "원만한 해결을 위해 무던히 노력했지만 마디픽쳐스 쪽에서 나와의 만남을 거부했다. 이미 법적인 조치를 취해 놓은 만큼 법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라고 밝혔다.

김서형 측 법률대리인도 14일 "매니저가 김서형과의 신뢰관계를 저해하는 언행 (김서형에 대한 비방, 험담)을 제3자에게 하였고, 김서형은 제3자로부터 그러한 사실을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마디픽쳐스는 "불합리한 수익 분배로 전속 계약 기간 내내 금전적 손실만 봤다"고 주장했다. 특히 마디픽쳐스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서형과 함께 일하는 내내 폭언을 감내해야 했고, 광고 계약금을 세 배 높여서 왔더니 뒷돈을 얼마 받았느냐고 했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 공익광고를 제안하자 욕설 카톡을 보내왔다"고 폭로했다.

이처럼 최근 연예인과 매니저 사이 갈등과 관련된 뉴스가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다. 미투, 빚투에 이어 이번엔 '갑질 논란'이다. 가장 가까이서 함께하는 연예인-매니저 사이에서의 폭로와 갈등이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연예 관계자들과 대중들 모두 또 어떤 폭로가 이어질 지, 또 어떤 씁쓸한 뉴스가 전해질 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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