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KBS 의 종영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그 사이 만화나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드라마들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고, 단막극의 부활은 요원해보였다. 그러나 5월 15일 노희경 작가의 ‘빨강 사탕’으로 돌아온 단막극 은 11월 13일 방송될 ‘어서 말을 해!’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6개월간 총 24편으로 구성될 에 대한 차별화된 시선과 현장 기사까지 의 스페셜한 기사는 KBS 홈페이지와 에서 볼 수 있다. / 편집자주“이 만화책 너무 야한데?” 침대에 누워 만화책 보는 장면을 찍던 배수빈이 장난스럽게 카메라를 향해 그 야한 장면을 들이민다. “만화책 바꿔줄까요?”라고 말하는 스태프에게 그는 대답했다. “아니, 이거 볼래. 기영이는 이런 애야. 기영이는 모든 루저들의 희망이야.” 어쩌면 그의 말은 KBS ‘어서 말을 해!’에 대한 가장 선명한 요약일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수많은 남자들은 이 드라마에서 어눌하고 눈치 없고 일도 썩 잘하지 못하는 구청 직원 기영(배수빈)이 그 착한 심성과 순진함으로 친한 직장 동료이자 예쁘고 똑똑한 영희(김규리)의 마음을 얻길 간절히 바랄 테니.
하지만 정작 이날 촬영분에서 기영이가 혼자 방 안에서 뒹굴 거리다 한 유일한 일은 옛날 첫사랑 휴대전화 번호를 찾는 것이었다. 흥미롭게도 영희의 촬영 분량 역시 기영이 아닌 구청 최고의 인기남이었던 구병(방중현)의 집에 방문하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누가 누구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상황. 그것을 좀 더 화면에 명확하게 드러내고 싶었던 걸까. 윤성식 감독은 방중현에게 “영희를 봐서 쑥스러운 느낌이나 설레는 느낌이 들면 안된다”고 주문한다. “구병이는 자기 세계에 빠져있고 그런 인물이야.” 그 때마다 자신의 대사에서 감정을 지워나가던 방중현은 결국 어려움을 토로했다. “예쁜 여자 배우랑 연기하니까 좋아하는 마음이 절로 생기네요.” 이것이 정답이다. 세상에 작정하고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낄 수는 없다. 다만 평범한 생활의 어느 순간 누군가 확 마음에 들어올 뿐이다. ‘어서 말을 해!’의 기영과 영희, 구병 은 과연 누구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선택을 할까. 오는 13일 밤 11시 15분, 그 평범하기에 더욱 설레는 로맨스의 행방을 확인해볼 수 있다.
글. 위근우 eight@
사진. 채기원 t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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