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문제의 ‘성당 언약식’ 신은 방송 전인 20일 경부터 삐걱대고 있었다. 이 날 제작사 관계자는 제주도의 한 성당으로부터 허가를 받아 이 신을 촬영하던 도중 성당 측에서 불편함을 호소해 철수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제작진은 해당 성당이 어디인지 드러나지 않도록 하면서 촬영 분을 간략히 편집해 넣겠다고 했지만 23일 오후 김수현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는 마지막까지 수난이군요. 문제의 성당 신에 마음의 소리로 처리하려던 대사 몇 마디도 안 된다고 기어이 잘라내라는 방송사의 요구에 이어 잘라낸다는 통고? 뉘앙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삭제된 신의 대본을 올렸다. 이후 SBS의 김영섭 CP는 “성당 측에서 동성애자의 언약식인 줄 모르고 촬영을 허가했다가 내용을 안 뒤 촬영을 제지한 것을 보고 편집에 고려했다. 동성애자들의 인권도 보호해야 하지만 종교인들의 믿음과 가치관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수현 작가는 “더러운 젖은 걸레로 얼굴 닦인 기분”이라는 글로 방송사 측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했다.
언약식 대신 남겨진 커플링
그러나 이 ‘성당 언약식’을 둘러싼 일련의 논의가 단지 불편하고 일회적인 해프닝으로만 끝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지난 4월, 는 방송 3주 만에 태섭으로부터 “나는 게이다”라는 대사를 이끌어내며 한국 사회를 향한 작품의 태도를 과감히 커밍아웃했다. 주말 가족 드라마의 메인 커플로 게이가 등장할 거라고, 김수현 작가 이전에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는 태섭의 가족을 통해 성숙한 인간들이 소수자를 받아들이는 ‘모범 사례’를 제시했고 병걸(윤다훈)과 경수 모(김영란)로부터 호모포비아의 폭력성과 비논리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래서 “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AIDS로 죽으면 SBS 책임져라!” 등 블랙 코미디 같은 광고가 주요 일간지를 장식하는 사회임에도 이 작품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적지 않은 시청자들에게 동성애에 대한 차별적 태도를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 얼마나 몰상식하고 한심한 태도인가를 설득해냈다는 데 있다.
어쩌면 100년 뒤엔 박수를 받을 도전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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