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100퍼센트] ‘서태지-이지아’라는 마지막 특종](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042614363837158_1.jpg)
그 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악마 숭배설, 표절시비, 은퇴, 상업성 논란, 안티 서태지, 기타 등등. 그 사이 누군가에게 서태지는 추억이 됐고, 누군가는 서태지의 음악만 듣게 됐고, 누군가는 떠났다. 지금 자신을 서태지의 열성적인 팬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이란 그 모든 논란과 사건들을 견디면서 20년 동안 “순수한 맘”이 변치 않았다는 의미다. 그들은 지금도 서태지의 새 음반을 사려고 줄을 서고, 그를 삶의 지표로 여기고, 그가 팬들에게 언제나 진실할 것이라고 믿는다.
한 시대의 상징이 구경거리로 전락한 지금
![[강명석의 100퍼센트] ‘서태지-이지아’라는 마지막 특종](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042614363837158_3.jpg)
어쩔 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서태지와 팬의 관계는 스타의 사생활이 그나마 보호되고, 뮤지션과 팬들이 비즈니스 논리 이전에 순수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믿고, 실제로 어느 정도 그럴 수도 있던 시대의 산물이다. 연예 매체가 24시간 내내 기사를 쓰고, 스마트폰, SNS, 유튜브로 모든 스타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알려지는 지금, 누구도 서태지처럼 열성 팬에게 ‘신’이 되기는 어렵다. 서태지와 그의 팬덤은 ‘1990년대 체제’라 해도 좋을 그 시대를 보존하던 거대한 섬이었다. 많은 매체가 서태지 팬들의 반응을 주시하는 기사를 내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언론에서는 그들의 반응은 물론, 심리마저 분석한다. 언론은 모두가 변하는 시대에 변하지 않았던 그들에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제시하고,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다. 언론이 만든 폭로 게임의 무대 위에 오른 건 서태지만이 아니다. 서태지를 믿으면 믿는 대로, 실망하면 실망하는 대로 기사거리가 된다. 이번 일이 연예 매체 역사에서 보기 드문 이슈가 된 건 단지 서태지 한 개인의 유명세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한 시대를 상징하던 무엇이, 또는 어떤 관계가 그렇게 구경거리가 됐다.
언론의 좋았던 시절은 가고 있다
![[강명석의 100퍼센트] ‘서태지-이지아’라는 마지막 특종](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042614363837158_2.jpg)
서태지와 아이들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은 단지 뮤지션들에게만 행복하던 때가 아니었다. 그 때 몇몇 언론은 연예계에 거의 독점적인 위치를 가졌었고, 스타에 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매체는 많아지고, 스타들은 점점 더 언론대신 홈페이지와 트위터로 입장을 밝힌다. 네티즌의 취재력은 종종 언론을 놀라게 할 정도다. 뮤지션이 좋았던 시절이 가듯, 언론이 좋았던 시절도 가고 있다.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은 언론이 그나마 지난 시대의 영향력을 남겨둔 순간에 터진 마지막 특종이다. 이 불꽃놀이가 끝나면, 언론은 서태지만큼의 스타도, 독점 취재할 수 있는 정보원도 사라지는 시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순수한 맘’으로 믿을 존재도, 그 믿음의 증거를 확인시켜줄 언론도 없는 시대. 새 시대가 기어이 오고 있다. 별로 기대하고 싶지 않지만.
글. 강명석 기자 two@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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