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위대한 탄생>의 가장 큰 특징은 멘토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이 시스템은 프로그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 조금씩 이 시스템의 단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아쉬운 점은 멘티보다 멘토의 경쟁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멘토들의 선곡은 무대의 완성도와는 다른 전략적 의도를 담고 있거나, 지금 할 수 있는 선에서 점수를 잃지 않겠다는 느낌이 강하다. 무난하기만 한 무대가 속출하는 것은 멘티들의 역량 문제이기도 하지만 멘토들의 경쟁이 빚어낸 묘한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대 현장과 TV를 통해 지켜본 TOP10 무대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하나하나 짚어본다.
신승훈의 선곡은 오히려 신승훈 본인의 무대를 보고 싶게 만드는 아쉬움이 있다. 이 노래를 신승훈이 불렀다면 정말 훌륭한 무대였을 것이다. 그러나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조형우였다. 이 노래는 너무 유명하고 많은 사람이 불러서 어지간하지 않으면 큰 인상을 남기기 힘들다. 역시 조형우의 ‘Can`t Take My Eyes Off You’는 너무 심심했다. 퍼포먼스가 없었다면 달랐을까. 조형우의 무대는 퍼포먼스 때문에 심심해진 것이 아니라, 노래가 심심하기 때문에 퍼포먼스를 넣은 것에 가깝다. 그리고 그 결과는 탈락이었다. 율동이 어설프더라도 관객을 환호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면 약속된 퍼포먼스를 틀림없이 수행하는데도 관객을 불안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전자는 재능이고, 후자는 그릇이다. 조형우가 탈락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좀 더 대범해지고, 능글맞아지기 위해 차라리 진짜 클럽에 드나들어보는 것도 필요할지 모른다.
셰인에게 ‘Don`t Know Why’는 꼭 들어맞는 선곡이다. 여전히 호흡은 불안하고, 음정은 이상하지만 셰인의 ‘현재’ 매력을 아주 잘 발휘할 수 있는 곡이다. 그러나 이건 오디션 프로그램이고, 사람들은 소위 ‘포텐’이 언제 터질 것이냐를 기대한다. 그 점 때문에 변신에 대한 강박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걸 잘 해내는 예상 가능한 그림 또한 반복되면 지루한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발음과 곡 해석 부담이 덜한 팝송 미션은 셰인에겐 큰 기회였다. 서정적이고 달콤한, 잔잔한 곡만을 부를 수 있다는 편견을 깨야만 했다.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더 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쉬운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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