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준(왼쪽부터), 전소니, 이정범 감독, 이선균이 25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악질경찰’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이선균이 영화 ‘아저씨’를 연출한 이정범 감독의 신작 ‘악질경찰’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강렬하고 악독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이 감독은 ‘악질경찰’이 자신의 연출작인 ‘열혈남아’ ‘아저씨’ ‘우는 남자’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시사점이 있다며 “내게도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악질경찰’은 뒷돈을 챙기고 비리를 눈감는 악질 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 25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악질경찰’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정범 감독과 배우 이선균, 전소니, 박해준이 참석했다.
영화 ‘악질경찰’의 연출을 맡은 이정범 감독이 영화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 lsh87@
이 감독은 “비리 경찰이 더 큰 모의를 하다가 자신보다 더 큰 악을 만나게 된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이 감독은 캐스팅 비화를 설명하며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주연 캐릭터의 심리가 변화한다. 그걸 풍성하게 커버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선균 씨가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섬세하고 예민한 면을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소니에 대해서는 “단편영화에서 처음 만났는데, 제가 홀딱 반했다”며 “예쁜데 쉽지 않은 마스크, 얼음공주 같은 느낌, 방금 엄마와 싸우고 나온 소녀 같은 느낌 등을 갖고 있었다”고 칭찬했다. 박해준에 대해서는 “조각상처럼 잘생겼는데 그 안에 야수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열혈남아’ ‘아저씨’ ‘우는 남자’ 모두 한 남자가 무언가를 깨닫고 우는 이야기로 끝난다. 그런 남자와 남자가 내적 성장을 이루는 영화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화는 주인공이 울면서 자괴감에 빠진 채 끝나는 게 아니라 잘못을 깨닫고 행동한다”고 차이점을 짚었다.
‘악질경찰’에서 범죄를 사주하는 경찰 조필호 역의 이선균. /이승현 기자 lsh87@
이선균은 욕심을 채우기 위해 나쁜 짓을 서슴지 않는 경찰 조필호 역을 맡았다. 이선균은 “직업만 경찰이지 쓰레기, 양아치에 가까운 인물”이라며 “범죄를 사주하고 비리에 눈감는다”고 소개했다.
이선균은 “앞서 비리가 있는 경찰 역을 하기도 했지만 질이 나쁜 정도가 이번이 가장 심하다”면서 “사회악을 각성하고 성찰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악질경찰’에서 폭발사건의 증거를 가진 미나 역을 맡은 배우 전소니. /이승현 기자 lsh87@
전소니는 자신의 첫 장편영화인 ‘악질경찰’에서 폭발사건의 증거를 가진 고등학생 미나 역을 맡았다. 전소니는 “미나는 의도치 않게 큰 비밀을 갖고 있는 증거를 손에 넣게 되면서 극 중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고 소개했다. 거친 욕설도 쓰는 캐릭터에 대해 “다 이유가 있다.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다”라고 편을 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선균은 전소니에 대해 “신선한 마스크를 가진 훌륭한 신인 배우가 나타났다고 생각했다”고 첫인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름도 ‘소니’이지 않나. 어릴 때 갖고 싶던 (소니의) 워크맨을 보고 ‘대박이야’라고 얘기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 감독 역시 “똑똑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칭찬했다. 또한 “와이어 액션을 할 때는 조금 무서워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전소니는 “내가 와이어 타는 걸 너무 안 무서워해서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려고 하신건지 안 내려주셨다”고 즐거웠던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배우 박해준은 ‘악질경찰’에서 거대기업의 뒷일을 처리하는 태주 역을 맡았다. /이승현 기자 lsh87@
박해준은 거대기업의 지저분한 일을 비밀리에 처리하는 태주를 연기했다. 박해준은 이선균과의 액션 장면 촬영 중 귀에 멍이 든 것도 모르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박해준은 “귀에 분장이 덜 지워진 줄 알았는데 아무리 씻어도 안 지워졌다”면서 “(선균 형이) 나빠서 (나를) 때렸겠나”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훈련도 많이 하면서 준비했는데 현장에서 요구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래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선균은 “맞은 것처럼 얘기하는데 주로 때렸다”고 응수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해준은 “선균 형도 마찬가지지만, 찍을 땐 모르는데 찍고 난 다음날이면 거의 못 움직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감독과 이선균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이 감독은 “17년 전 졸업 작품을 이선균과 함께 찍었다”며 “힘든 사람끼리 만나 일을 하다보니 많은 위안이 됐다. 17년 만에 다시 만나 작업해 벅찼다”고 말했다. 이선균도 “배우가 디렉션을 받을 때 편하다는 걸 처음 느꼈다”며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 이후 감독님과의 작업 일주일이 가장 행복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