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풍선껌
풍선껌
케이블채널 tvN ‘풍선껌’ 1회 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오후 11시

다섯줄 요약
어렸을 때부터 가족같이 지내온 김행아(정려원)와 박리환(이동욱). 서로의 모든 비밀을 알고, 터놓는 사이다. 라디오 PD인 행아는 어느 날 라디오 생방송 도중 올라온 자살 사연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온 세상에 자신의 이별을 고백한다. 이에 리환은 자신에게 이별을 숨긴 행아에게 화가 난다. 리환은 행아의 집에 찾아가 잔소리를 퍼붓고, 행아가 전 애인인 강석준(이종석)의 집에 ‘엄마의 팔찌’를 두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리환은 석준에 집에 찾아간다.

리뷰
모든 게 자연스러웠다. 물 흐르는 듯이 전개되는 대화부터 행아와 리환의 투덕거림까지. 일상을 보는 듯이 자연스러웠다. 행아와 리환은 어릴 적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온 사이. 남사친(남자사람친구), 여사친(여자사람친구)을 넘어서, 남매 같은 사이였다. 두 사람의 자연스런 행동은 보는 이마저 편안하게 만들었다. 이미 많은 드라마에서 다룬 남사친-여사친의 사랑을 담고 있었지만, ‘풍선껌’은 좀 남달라 보였다. ‘남매 케미’를 발산하는 두 캐릭터와, 두 사람의 사이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리환의 엄마(배종옥)이 ‘풍선껌’의 큰 변수였다. 이에 행아와 리환이 어떤 독특한 ‘남사친-여사친’의 사랑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가 됐다.

독특한 대사들이 돋보였다. 마치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할 때의 충격이랄까. 말장난 같은 대사들, 꼬리를 무는 대화들. 의미를 함축한 대사들은 신선함을 자아냈다. 독특한 대사들로 서로의 편안한 관계를 돋보이게 했으며, 인물의 평범하지 않은 성격을 표현해냈다. 현실감을 더하기도 했다. ‘풍선껌’은 방송에 앞서 MBC 라디오 ‘음악도시’의 메인작가 출신이자 베스트셀러 ‘그 남자 그 여자’의 저자로 유명한 이미나 작가의 데뷔작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작가의 독특한 이력을 반영하듯, 때로는 서정적인 소설을 읽는 느낌을, 심야 라디오를 듣는 느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만큼 편안한 느낌이었다. 이는 ‘풍선껌’만의 강점이자 매력. 오랜만에 서정적이고 편안한 드라마가 등장한 것 같아 시청자는 반가울 뿐이다.

마니아냐, 새로운 열풍의 시작이냐. ‘풍선껌’은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으리라. 일반 드라마처럼 스펙터클하고 ‘막장’스런 전개는 하나도 없었다. 자극적 소재나 대사를 찾아볼 수 없는 것. 오랜만에 편안한 드라마를 만나 반가웠지만, 편안함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였다. ‘풍선껌’ 특유의 독특한 감성에 소수가 공감할지, 다수가 공감할지는 아직 모른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드라마로 많은 사람들은 KBS2 ‘그들이 사는 세상’, MBC ‘네 멋대로 해라’, ‘아일랜드’ 등을 꼽는다. 방영 당시에는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진 못했다. 허나 종영 후 많은 이들이 작품들의 독특한 감성을 재조명했고, 인기는 더 높아졌다. ‘풍선껌’에도 앞선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감성’이 담겨져 있다. 이에 ‘풍선껌’이 마니아의 드라마로 남을지, 새로운 드라마계의 돌풍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수다포인트
– 걸스데이 혜리 농담으로 가슴이 철렁했네요.
– 사람을 구한 와중에도 광고는 해야죠. 60초 후에 봅시다.
– 판도라의 상자는 조심합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tvN ‘풍선껌’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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