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애니원이나 지드래곤은 이미 해외에 어느 정도 입지를 가지고 있죠. 이제는 새로운 아티스트를 보내야 할 때입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케이록, 케이메탈 팀들에게 제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을 거쳐서 유럽, 남미로 뻗어나가는 거죠.”

지난 4일 서울 대치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만난 브라이언 페레라 클레오파트라 레코드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19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된 클레오파트라 레코드(Cleopatra Records)라는 미국 인디 레이블 중 고딕 록, 인더스트리얼 계열에서 큰 두각을 나타냈다. 또한 80년대 헤비메탈의 강자들이었던 콰이어트 라이어트, 화이트 라이언, 워런트, 신데렐라 등이 재기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힙합, 일렉트로니카 계열로 발을 넓혔다. 이외에도 머천다이즈, 영화 산업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브라이언 페레라 대표는 지난 1일 한국과의 음악 비즈니스를 타진하고자 일주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그는 케이팝의 미국 진출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의 음악시장은 굉장히 역동적으로 변호하고 있습니다. 임팩트 있는 음악들이 나오고 있죠. 지금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3~5년 뒤에는 트렌드에 변화가 올 겁니다. 기존의 훈육되고 인위적인 케이팝과 달리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진출이 필요한 시점이죠. 우리는 지금 인기 있는 케이팝이 아닌 또 다른 스타일의 케이팝을 찾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페레라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국내 뮤지션들의 미국 진출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실력 있는 신인들을 모아 밴드를 만들어 미국으로 나가는 방법, 그리고 기존의 밴드를 데리고 가는 방법 둘 다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금의 케이팝은 댄스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외에 직접 악기를 가지고 록, 메탈을 연주하는 케이록 밴드에 대한 수요도 충분히 있습니다. 지금의 케이팝 보이그룹의 수명은 길어야 3년 정도죠. 하지만 직접 음악을 만드는 재능 있는 아티스트는 수명을 훨씬 더 길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사실 클레오파트라 레코드에서 다루는 록, 헤비메탈은 국내에서는 마이너 장르에 속한다. 브라이언 페레라 대표에게 비전을 묻자 “유럽, 남미에는 아직 메탈 수요가 많다. 한국의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을 미국에서 데뷔시킨 후 영국, 독일 등의 유럽, 또는 남미로 진출시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내가 가진 인프라로 가능하다”라고 대답했다.

브라이언 페레라는 해외 유명 록밴드들의 내한공연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록 메탈 수요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본 못지않게 수요가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됐다”라며 “에어로스미스, AC/DC, 머틀리 크루 등의 밴드를 데려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페레라는 해외 진출을 원하는 한국 밴드들에게 조언도 남겼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유의 특징을 가지는 것입니다. 다른 국가의 뮤지션들과 구분 지을 수 있는 요소가 반드시 있어야 하죠. 그것이 명확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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