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청소년기에 남들이 기본적으로 다 누리는 걸 누리면서 자라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참 잘 변하고 남자친구도 잘 갈아타던데 저는 그런 게 안 됩니다. 한 마음에 어떻게 두 명, 세 명을 담고 넣다 뺐다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제 마음으로 들어왔다 나가면 정리를 하면 되는데 마음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아직도 엄마랑 살고 있기에 영향을 많이 받아 가족주의가 강합니다. 이제야 제가 뭘 좋아하는 걸 알게 되었는데 이제는 생각하는 것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프롬) 정규 1집의 첫 곡 ‘도착’은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서울살이를 시작한 자신의 감정을 전했던 엄마와의 첫 전화 내용을 가사로 쓴 곡이다.
ADVERTISEMENT
초등학교 때 그린 자작만화 ‘키다리 이야기’
어릴 때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던 프롬은 자신이 직접 이야기를 꾸며 그린 자작 만화책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걸 좋아했다. 친구들에게 자신을 인정받고 스스로에게도 자신감이 생겨나는 거의 유일한 일이었기 때문. “어릴 때는 여자아이가 싸움을 잘하는 짱인 내용이거나, 사람이 살지 않는 섬에 갇혔는데 여자들은 다 못생겼고 남자들은 다 잘생겨서 벌어지는 공상 학원물을 주로 그렸습니다.(웃음)”(프롬)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하는 것 없이 불평불만만 늘어갔다. 힘든 가정형편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현실은 그녀를 자포자기 상태로 만들었다. 만화그리기와 더불어 이런 저런 노래를 불러 공 테이프에 녹음하는 작업은 큰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보여준 자작 만화와는 달리 녹음해 둔 자신의 노래는 무슨 일인지 들려주지 않았다. 아마도 타인에게 공개하기엔 내밀한 자신의 이야기였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프롬은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 교육제도에 불만이 많은 대책 없는 몽상가로 변해갔다. 어느 날, 이상은의 음악을 듣고 그녀의 인생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상은처럼 자기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는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는 감동이었어요. 그때부터 내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제대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습니다. 노래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가득했지만 따로 배울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질 않아 10시간 동안 학교에서 원하지 않는 수업을 듣는 자체는 고역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입으로 흥얼흥얼 거리면서 멜로디가 떠오르면 수업시간 내내 가사를 붙이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프롬)
ADVERTISEMENT
부산 동서대 공연예술학부에 합격했지만 대학생활이 정서적으로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 “대학은 모든 것이 돈과 연결되는지라 스트레스를 받아 그만두고 디자인 사무실에서 간단하게 청소하고 돌솥 밥하는 퓨젼 식당에서 주차 안내, 사람을 구한다기에 울산백화점까지 가서 진짜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이제 20살이 되었는데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뭔가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프롬)
음악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던 그때, 작곡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실용음악학원에서는 뭘 가르치는지 궁금해 주변 사람들한테 조언을 구했다. “이왕 음악을 하려면 부산에서 겉도는 것보다 서울로 올라가라고 하더군요. 서울엔 묵을 고시원도 많고 일자리도 많아서 어떻게든 밥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당시 제 생각엔 가수들은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하는 줄로 생각했기에 서울에 있는 기획사에 들어가면 내 의지대로 가사를 쓰고 멜로디를 만들어 앨범을 발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프롬)
ADVERTISEMENT
글, 사진.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oopldh@naver.com
사진제공=프롬. 디오션 뮤직
편집. 권석정 moribe@tenasia.co.kr
당신의 선택, ‘피겨여왕’ 김연아의 역대 최고 프로그램과 음악은?
[텐아시아 뉴스스탠드 바로가기] [뉴스스탠드 "MY뉴스" 설정 경품 이벤트]
[EVENT] 뮤지컬, 연극, 영화등 텐아시아 독자를 위해 준비한 다양한 이벤트!! 클릭!
[EVENT] 달콤달콤 이현우, 해피 밸런타인데이! 2월 구매고객 이벤트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