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유노왓≫
그거 아세요?(you know what)
유튜브가 섭식장애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콘텐츠의 광고 수익을 제한하면서 먹방을 전면에 내세운 TV 예능에도 시선이 향하고 있다./사진제공=코미디TV
유튜브가 섭식장애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콘텐츠의 광고 수익을 제한하면서 먹방을 전면에 내세운 TV 예능에도 시선이 향하고 있다./사진제공=코미디TV
유튜브가 섭식장애 우려가 있는 콘텐츠에 대한 광고 수익 제한을 강화하면서 먹방을 전면에 내세운 TV 예능의 제작 방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음식을 많이 먹는 행위 자체가 일괄적인 제재 대상은 아니지만, 폭식 등 위험한 섭식 행동을 조장하거나 모방하도록 유도하는 콘텐츠는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출발해 방송가까지 영역을 넓힌 먹방이 달라진 콘텐츠 환경과 어떻게 공존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섭식장애 우려에 유튜브는 제동 걸렸다…쯔양·히밥은 괜찮나, TV 먹방계 촉각 [TEN스타필드]
최근 구독자 약 44만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살빼조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수익 창출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폭식과 섭식장애 관련 가이드라인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어떤 영상이 제재 대상인지 명확히 알기 어려워 추가 업로드도 잠정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구독자 약 10만명의 다이어트 유튜버 미소 역시 관련 가이드라인 위반 통보를 받은 사실을 알렸다. 이후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기존 영상 667개 가운데 339개를 비공개하거나 삭제했다. 유튜브가 해당 영상을 직접 삭제한 것은 아니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고려해 미소가 자체적으로 내린 조치다.

유튜브의 '광고주 친화적인 콘텐츠 가이드라인'은 섭식장애를 제한 가능성이 있는 민감한 주제 가운데 하나로 다룬다. 섭식장애를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폭식이나 음식 숨기기·비축, 구토, 설사약 남용 등 모방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포함할 경우 광고 수익이 제한되거나 지급되지 않을 수 있다. 극단적인 체중 감량이나 열량 부족을 유도하는 내용 역시 기준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음식을 많이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먹방이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가 섭식장애를 주된 소재로 다루는지, 위험한 섭식 행동을 조장하거나 따라 하도록 유도하는지 등 전체 맥락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교육·다큐멘터리·과학적 목적이나 섭식장애 회복 경험을 다루는 콘텐츠에도 별도의 기준이 적용된다.

박세정 대한중앙 연구원은 최근 유튜브 채널 '법무법인대한중앙TV'를 통해 "음식을 많이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먹방 영상이 제재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해당 영상이 위험한 섭식 행동을 조장하거나 모방하도록 유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정책 위반 여부와 민형사상 불법행위 성립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고도 짚었다.
유튜브가 섭식장애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콘텐츠의 광고 수익을 제한하면서 먹방을 전면에 내세운 TV 예능에도 시선이 향하고 있다./사진=쯔양 유튜브 채널 캡처
유튜브가 섭식장애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콘텐츠의 광고 수익을 제한하면서 먹방을 전면에 내세운 TV 예능에도 시선이 향하고 있다./사진=쯔양 유튜브 채널 캡처
대표적인 먹방 크리에이터 쯔양과 히밥이 해당 정책으로 수익 창출 중단이나 영상 삭제 등 직접적인 제재를 받았다고 확인된 바는 없다. 다만 이들이 유튜브를 넘어 TV 예능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 만큼 온라인 플랫폼의 정책 변화가 방송 콘텐츠의 제작 방식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이어진다.

쯔양은 올해 ENA 예능 '쯔양몇끼'에 고정 출연했다. 지난 5월 30일 첫선을 보인 이 프로그램은 7월 25일까지 총 9부작으로 방송됐다. 쯔양의 대표 콘텐츠인 먹방을 TV 예능으로 옮겨 다양한 음식과 이야기를 함께 소개하는 형식이었다.
유튜브가 섭식장애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콘텐츠의 광고 수익을 제한하면서 먹방을 전면에 내세운 TV 예능에도 시선이 향하고 있다./사진=코미디TV 유튜브 캡처
유튜브가 섭식장애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콘텐츠의 광고 수익을 제한하면서 먹방을 전면에 내세운 TV 예능에도 시선이 향하고 있다./사진=코미디TV 유튜브 캡처
히밥은 현재 코미디TV '대식좌의 밥상'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7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하루 네 끼, 네 개의 밥상'을 내세워 히밥이 전국 각지의 식당을 찾아 음식을 맛보는 과정을 담는다.

특히 '대식좌의 밥상'은 기획 단계부터 히밥의 '대식'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모습과 함께 지역 맛집과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는 방식이다.

유튜브에서 섭식장애 관련 제재 사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작진은 먹는 양 자체만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방송 관계자는 텐아시아에 "'대식좌의 밥상'은 히밥 씨가 전국 곳곳의 식당을 찾아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사장님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식당과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전하는 구성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 전 심의 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촬영과 편집 과정에서도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작진이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튜브와 TV 방송은 적용받는 기준과 심의 체계가 다르다. 일부 유튜버에게 적용된 광고 수익 제한을 곧바로 TV 먹방에 대한 규제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다. 현재까지 유튜브의 섭식장애 관련 기준 때문에 국내 TV 먹방 프로그램이 직접 제재를 받거나 제작 방향을 바꿨다고 알려진 사례도 없다.

그럼에도 콘텐츠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먹방은 인터넷 방송에서 출발해 이제 'Mukbang'이라는 표현이 해외에서도 통용될 정도로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많은 양을 먹는 데서 벗어나 맛집 소개와 여행, 토크 등 여러 형식과 결합하며 영향력도 넓어졌다.

앞으로의 과제는 '얼마나 많이 먹느냐'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먹방의 재미와 건강한 식문화를 어떻게 함께 담아낼지에 있다. 유튜브의 섭식장애 관련 기준이 강화되는 가운데 TV 예능 역시 대식 자체를 자극적으로 소비하기보다 음식과 사람,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보여주는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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