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전현무가 '디스이즈 현무로드'에 출연한다./사진=텐아시아DB
전현무가 '디스이즈 현무로드'에 출연한다./사진=텐아시아DB
카자흐스탄 즉흥 여행을 둘러싼 연출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방송인 전현무가 다시 '무계획'을 앞세운 여행 예능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이 사과한 이후에도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즉흥'과 '날것'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는 행보가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현무, 무리수인가 자신감인가…조작 침묵 속 또 '무계획 여행' 강행 [TEN스타필드]
MBN은 지난 7일 새 예능 '디스이즈 현무로드' 론칭을 공식화했다. '정해진 길은 없지만 기준은 있다'는 모토 아래 사전 계획 없이 현지에서 직접 부딪히며 숨은 명소를 발굴하는 로드 트립을 표방한다. '전현무계획' 제작진과 전현무가 다시 뭉친 해외 확장판으로, 제작진 역시 '짜인 코스 없는 즉흥 개척'과 현지에서의 소통을 프로그램의 주요 콘셉트로 내세웠다.

문제는 시점이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불거진 카자흐스탄 여행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인데 이같은 콘셉트를 재차 앞세우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시청자들이 많다.

지난달 방송된 '나 혼자 산다'에서는 전현무가 공항에서 당일 여행지를 정해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떠나는 모습이 '즉흥 여행'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이후 제작진이 전현무가 카자흐스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스태프의 항공권을 미리 발권하고 현지 촬영 협조까지 요청해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당초 즉흥 여행 조작 의혹을 부인했던 제작진은 "여행과 촬영의 모든 과정이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진행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다만 전현무 본인은 공항에서 당일 카자흐스탄행 항공권을 직접 발권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따라서 사전 섭외와 촬영 준비의 책임을 전현무 개인에게 모두 돌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 방송 제작 과정에서 촬영 허가와 스태프 이동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제작진의 영역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프로그램의 얼굴인 전현무에게 아무런 책임도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현무는 제작진이 만든 설정에 따라 움직이는 신인 출연자가 아니다. 연예대상을 두 차례 수상한 톱MC이자 프로그램의 이름을 사실상 자신의 이름과 동일시해 온 타이틀롤이다. 특히 그는 그동안 '날것의 즉흥성'과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자신의 대표적인 방송 캐릭터로 만들어왔다. 시청자들이 그의 '무계획'을 믿어준 만큼, 그 전제가 흔들렸을 때 설명을 요구받는 것도 당연하다.
'현무로드' 포스터가 공개됐다./사진제공=MBN
'현무로드' 포스터가 공개됐다./사진제공=MBN
그러나 논란이 커지고 제작진이 두 차례에 걸쳐 해명과 사과에 나서는 동안 전현무는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현재 방송 중인 '전현무계획4'에서는 식당을 찾으며 "섭외 안 하고 막 들이닥치는 프로그램이라 죄송하다"고 말하는 등 여전히 '무섭외·무계획'을 프로그램의 핵심 콘셉트로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새 프로그램 '디스이즈 현무로드'까지 '짜인 코스 없는 즉흥 개척'을 간판으로 내세우면서, 앞선 논란에 대한 설명 없이 같은 콘셉트를 반복해서 소비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현무의 '나 혼자 산다' 즉흥 여행이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 사진=MBC
전현무의 '나 혼자 산다' 즉흥 여행이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 사진=MBC
물론 '디스이즈 현무로드'가 논란 이전인 지난 7월 첫 촬영을 마친 만큼 기획 시점 자체를 탓하긴 어렵지만, 신뢰 훼손 논란을 매듭짓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무계획'을 전면에 내세운 행보는 시청자들에게 기만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램 론칭 소식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조작 방송에 대한 입장 표명 하나 없이 또 무계획 간판을 다느냐", "시청자를 바보로 아는 오만한 행보", "지겹고 피로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무로드'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사진제공=MBN
'현무로드' 티저 영상이 공개됐다./사진제공=MBN
전현무의 무대응은 줄줄이 대기 중인 차기작들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현무는 '디스이즈 현무로드'뿐만 아니라 오는 10월 첫 방송을 확정한 SBS 음악 오디션 '우리들의 발라드2'와 채널A '티처스3 : 재수전쟁' 등 굵직한 신규 프로그램들의 간판 MC로 출격을 앞두고 있다.

입시 서바이벌의 치열한 현실을 다뤄야 할 '티처스3'나 참가자들의 간절한 꿈을 조명해야 할 '우리들의 발라드2' 모두 진행자의 높은 신뢰도가 절대적인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 조작이라는 치명적인 오점을 남겨두고 입을 닫은 행보는 함께하는 제작진과 동료 출연자들에게까지 신뢰도 타격이라는 무거운 짐을 떠넘기는 셈이다.

'짜여진 코스'를 거부하고 날것의 재미를 전달하겠다는 '디스이즈 현무로드'의 기획 의도는 그 자체로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제기된 의혹을 침묵으로 넘긴 채 차기작 활동을 이어간다면, 그가 보여줄 '날것의 재미' 역시 온전한 설득력을 얻기는 어렵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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