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은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등 교육 현장의 문제를 다룬다. '김부장'은 딸을 납치한 조직을 추적하는 중년 가장의 분투를, '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를 둘러싼 비리와 주민 간 이해관계를 그린다.
학교와 직장, 주거 공간 등 시청자에게 익숙한 일상에서 출발한다는 점도 닮았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복잡한 절차와 이해관계에 가로막힌 문제를 과감하게 해결한다. 악인은 벌을 받고 피해자는 구제받는 분명한 결말이 현실에서 얻기 어려운 대리만족을 제공한다.
배우 이제훈 주연의 SBS '모범택시'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피해자들을 대신해 복수하는 설정으로 시즌3까지 이어졌다. 피해자의 사연에 공감하고 가해자를 확실하게 처벌하는 구조를 반복하면서 두터운 시청층을 확보했다.
최근 해결사물은 거대한 권력형 비리뿐 아니라 학교폭력, 직장 내 부조리, 공동주택 갈등 등 생활과 맞닿은 문제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시청자가 자신의 현실과 가까운 문제로 받아들일수록 주인공의 응징에서 느끼는 쾌감도 커진다.
이 같은 작품들이 인기를 얻는 배경에는 법과 제도가 현실의 갈등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다는 대중의 불신도 자리한다. 사회적 논란과 범죄를 뉴스로 접하는 일이 일상이 된 가운데, 드라마는 적어도 악행에 상응하는 대가가 돌아가는 세계를 보여준다. 복잡한 절차를 건너뛰고 즉각적인 결과를 제시하는 해결사는 답답한 현실을 보완하는 판타지로 기능한다.
다만 응징의 쾌감이 커질수록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주인공의 폭력과 사적 제재가 정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거나, 법적 절차가 무능하고 답답한 장애물로만 묘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악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나누는 전개가 갈등의 구조적 원인을 가리고 개인의 처벌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듯한 인상을 줄 가능성도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해결사물은 주인공과 악인의 대립이 분명하고 매회 새로운 사건을 배치하기 쉬워 시리즈화에 유리하다. 사회적 이슈를 빠르게 반영하면서 통쾌한 결말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실의 갈등이 복잡해질수록 이를 단번에 해결하는 인물에 대한 갈증은 커진다. 다만 현실 해결사물이 일시적인 통쾌함을 넘어 설득력을 얻으려면 응징의 강도만 높이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피해자의 회복과 제도의 역할까지 함께 고민할 때 익숙한 사이다 공식을 넘어서는 서사가 될 수 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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