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참교육', '김부장', '아파트' 포스터 / 사진제공=넷플릭스, SBS, JTBC 각 제공
(왼쪽부터) '참교육', '김부장', '아파트' 포스터 / 사진제공=넷플릭스, SBS, JTBC 각 제공
최근 드라마 시장에서 일상의 부조리를 직접 응징하는 이른바 '현실 해결사'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법과 제도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주인공이 대신 처리하며 통쾌함을 안기는 '사이다 서사'가 흥행 공식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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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참교육'과 현재 방영 중인 SBS '김부장', JTBC '아파트'는 서로 다른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공통적으로 현실에서 쉽게 바로잡기 어려운 문제와 맞서는 인물을 내세운다.

'참교육'은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등 교육 현장의 문제를 다룬다. '김부장'은 딸을 납치한 조직을 추적하는 중년 가장의 분투를, '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를 둘러싼 비리와 주민 간 이해관계를 그린다.

학교와 직장, 주거 공간 등 시청자에게 익숙한 일상에서 출발한다는 점도 닮았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복잡한 절차와 이해관계에 가로막힌 문제를 과감하게 해결한다. 악인은 벌을 받고 피해자는 구제받는 분명한 결말이 현실에서 얻기 어려운 대리만족을 제공한다.
(왼쪽부터) '친애하는 판사님께', '열혈사제', '모범택시' / 사진제공=SBS
(왼쪽부터) '친애하는 판사님께', '열혈사제', '모범택시' / 사진제공=SBS
부조리를 대신 응징하는 서사는 이전부터 꾸준히 사랑받았다. 2018년 방영된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전과 5범인 주인공이 쌍둥이 형을 대신해 판사가 되면서 기존 법질서의 빈틈을 파고드는 이야기를 그렸다. 2019년 방송된 SBS '열혈사제'는 부패 권력과 결탁한 악인들을 응징하는 전개로 최고 시청률 22%를 기록했다.

배우 이제훈 주연의 SBS '모범택시'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피해자들을 대신해 복수하는 설정으로 시즌3까지 이어졌다. 피해자의 사연에 공감하고 가해자를 확실하게 처벌하는 구조를 반복하면서 두터운 시청층을 확보했다.

최근 해결사물은 거대한 권력형 비리뿐 아니라 학교폭력, 직장 내 부조리, 공동주택 갈등 등 생활과 맞닿은 문제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시청자가 자신의 현실과 가까운 문제로 받아들일수록 주인공의 응징에서 느끼는 쾌감도 커진다.

이 같은 작품들이 인기를 얻는 배경에는 법과 제도가 현실의 갈등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다는 대중의 불신도 자리한다. 사회적 논란과 범죄를 뉴스로 접하는 일이 일상이 된 가운데, 드라마는 적어도 악행에 상응하는 대가가 돌아가는 세계를 보여준다. 복잡한 절차를 건너뛰고 즉각적인 결과를 제시하는 해결사는 답답한 현실을 보완하는 판타지로 기능한다.

다만 응징의 쾌감이 커질수록 경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주인공의 폭력과 사적 제재가 정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거나, 법적 절차가 무능하고 답답한 장애물로만 묘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악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나누는 전개가 갈등의 구조적 원인을 가리고 개인의 처벌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듯한 인상을 줄 가능성도 있다.
(왼쪽부터) '참교육', '김부장', '아파트' / 사진제공=넷플릭스, SBS, JTBC 각 사
(왼쪽부터) '참교육', '김부장', '아파트' / 사진제공=넷플릭스, SBS, JTBC 각 사
그럼에도 방송가의 해결사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8월에는 재벌 3세 출신 형사의 활약을 그린 '재벌X형사' 시즌2가 방송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에는 피해자의 사연에 공감하며 문제를 풀어가는 여성 변호사를 내세운 '굿파트너' 시즌2도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해결사물은 주인공과 악인의 대립이 분명하고 매회 새로운 사건을 배치하기 쉬워 시리즈화에 유리하다. 사회적 이슈를 빠르게 반영하면서 통쾌한 결말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실의 갈등이 복잡해질수록 이를 단번에 해결하는 인물에 대한 갈증은 커진다. 다만 현실 해결사물이 일시적인 통쾌함을 넘어 설득력을 얻으려면 응징의 강도만 높이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피해자의 회복과 제도의 역할까지 함께 고민할 때 익숙한 사이다 공식을 넘어서는 서사가 될 수 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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